“북 노동자 비자연장 대부분 허가”
단둥 상인 등 사업준비 분위기
일부는 “별다른 변화 안 보여”
리용호-왕이 베이징서 회동
"비핵화 등 북중 긴밀히 협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전격 방중 이후 북중 접경지역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이 곧 대북제재를 일부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귀국했던 일부 북측 상인들이 다시 등장했다는 소문마저 나오고 있다. 북한과 중국은 지난주 정상회담에 이어 3일(현지시간)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등 밀착 관계를 이어갔다.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은 이날 “북중관계 개선에 맞춰 북한 측이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해제 이후를 염두에 둔 움직임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 신의주와 마주보는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내의 대형 북한식당인 류경식당이 김 위원장이 귀국한 지난달 28일에 맞춰 영업을 재개한 사실에 주목했다. 또 2014년 완공 후 북중관계 악화로 개통이 미뤄져 온 신압록강대교의 북측 연결도로 공사가 최근 시작된 사실도 관계 해빙의 근거로 제시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한 정부 소식통은 “중국이 최근 근로기간이 만료된 일부 북한 노동자들의 비자를 연장해주기 시작했다는 말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통해 북한 노동자의 해외 신규취업과 근로기간 연장을 금지했는데 김 위원장 방중 이후 중국이 이를 위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상적이거나 대북제재와 무관한 움직임을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2016년까지 북한 석탄을 수입했던 다른 대북사업가는 “김 위원장이 다녀간 후 북중관계가 좋아질 거라는 기대는 많은데 아직까지 이렇다 할 만한 움직임은 없다”면서 “3월에 신의주를 오가는 화물트럭이 많았다지만 춘제(春節ㆍ설) 연휴가 있고 북한 정부가 무역업자들에게 교역량을 배부하기 전인 1,2월에 물동량이 워낙 적었기 때문이지 실제로는 예년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베이징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회동했다. 리 외무상은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리는 비동맹운동(NAM) 각료회의에 참석하는 길에 베이징에 도착했고, 왕이 국무위원은 이날 오후 3시로 잡혀있던 보아오 포럼 내외신 설명회까지 오전 9시로 일정을 조정하면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북중은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는 데 양측이 긴밀히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중국은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입장과 한반도 정세 완화에 기울인 노력에 찬성하며,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지지한다”며 “중국은 계속해서 대화와 담판을 촉구하며 한반도 비핵화 목표 실현과 평화 메커니즘 구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 역시 “북중은 양국 최고지도자의 베이징 회담이 가리킨 방향에 따라 한반도 유관 문제에 대해 중국 측과 긴밀한 전략적 소통을 할 것이다”고 화답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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