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발생해도 안전요원 제때 출동하지 않아
도시철도공사 측 “안전상 문제없다”만 반복
대구도시철도 국가고객만족도 10년 연속 1위?






지난달 24일 오후 3시14분 대구도시철도 3호선 달성공원역. 6세 소년의 몸이 2초 정도 전동차 출입문에 끼어 신음소리를 내자 엄마의 비명이 터져나왔다. 안전요원을 부르던 승객 김모(44)씨가 다급하게 직접 양손으로 출입문을 벌린 후에야 소년은 빠져나올 수 있었다. 출입문은 몇 번이나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했고, 불과 1분 안에 이 출입문에만 승객의 다리와 유모차 등 끼임 사고가 3차례나 발생했다. 김씨는 “전동차 내 승객들이 모두 들릴 정도의 큰 소리로 안전요원을 찾았으나 나타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대구도시철도 출입문에 승객이 끼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그런데도 대구도시철도공사 측은 “사람이나 짐이 출입문에 끼어도 센서가 작동하기 때문에 안전상 문제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달성공원역에서는 지난달 1일에도 출입문 끼임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3시 전동차를 타려던 승객 김모(53)씨도 출입문에 몸이 낄 뻔했다. 김씨는 “승객이 타고 있는데도 문이 닫혀버려 깜짝 놀랐다”며 “자리에서 비키라는 방송만 반복됐고 안전요원은 나타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전동차 출입문 끼임 사고는 대구도시철도 2호선에서도 목격됐다. 지난달 1일 오전 11시 영남대역에서는 한 외국인의 가방끈이 닫히던 출입문에 끼어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를 본 승객들이 플랫폼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를 향해 손을 흔들고 고함을 지르자 그제야 문이 열렸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CCTV를 확인해 보니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으나 당시 현장에 있었던 김지현(30·여)씨는 “외국인이 너무 당황해 정신이 나간 것 같았다”며 “가방끈이 낀채 전동차가 출발했다면 큰 사고가 날 뻔했다”고 말했다.
안전요원을 쉽게 찾아보기 힘든 것도 문제다. 시민 윤창석(42)씨는 “안전요원이 전동차 앞 자리에 앉아 멍하게 앞만 보고 있는 것을 볼 때마다 위급상황 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측은 “전동차 출입문에 낀 시간이 0.5초가 넘으면 자동으로 열리게 되어 있다”며 “출입문에 낀 어린이가 계속 움직였기 때문에 센서가 이를 인식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동차 출입문은 이런 상황도 감안해 작동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여기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최근 ‘2018 국가고객만족도 10년 연속 1위’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승객과 동떨어진 만족도라는 지적이다.
시민 이학모(52)씨는 “출입문 오작동 사고의 기준이 시민인지 도시철도공사인지 모르겠지만 시민의 눈높이에서 전동차가 운행되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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