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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방 옮기다가…” 반복되는 MLB ‘황당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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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방 옮기다가…” 반복되는 MLB ‘황당 부상’

입력
2018.04.0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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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MLB)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막을 올렸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개막 축제’에 참석하지 못한 스타도 있다. 5시즌 연속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에 선정된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주전 포수 살바도르 페레즈(28)가 주인공이다.

USA 투데이가 보도한 페레즈의 부상 사연은 황당하다. 지난달 27일 밤, 페레즈는 여행 가방을 들고 자택 계단을 오르던 도중 균형을 잃고 비틀거렸다. 그 순간 페레즈의 왼쪽 무릎에서 심상치 않은 ‘뚝’ 소리가 들렸다. 다음날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 결과 페레즈는 4~6주의 회복 기간이 필요한 내측측부인대(MCL) 2단계 파열 부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왼쪽 내측측부인대(MCL) 파열 부상을 당한 살바도르 페레즈(캔자스시티)가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캔자스시티=AP 연합뉴스
왼쪽 내측측부인대(MCL) 파열 부상을 당한 살바도르 페레즈(캔자스시티)가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캔자스시티=AP 연합뉴스

페레즈의 부상은 불운하고 황당했지만, 드문 사건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예전부터 경기장 안팎에서 ‘연례행사’ 처럼 어이없는 부상들을 당한 경우가 적잖았다.

신발 벗으려다 무릎 부상

스프링 트레이닝이 한창이던 2016년 3월 24일(현지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의 불펜 투수 윌 스미스(29ㆍ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마이너리그 연습경기 등판을 마치고 클럽하우스로 돌아왔다. 스미스는 재빨리 유니폼을 갈아입고 샤워를 할 생각이었지만, 오른쪽 신발이 벗겨지지 않아 애를 먹었다. 그는 오른쪽 신발을 벗기 위해 왼다리로 몸을 지탱한 채 오른다리를 허리 높이로 들어올렸는데 이때 무릎을 다쳤다. 어처구니 없는 외측측부인대(LCL) 파열 부상이었다. 스미스는 지역 언론 ‘저널 센티널’과의 인터뷰에서 “힘껏 잡아당겼지만 신발은 벗겨지지 않았고, 대신 내 무릎이 ‘뚝’ 하고 나가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그 해 6월이 돼서야 빅리그 마운드에 설 수 있었다.

선수 생명 끝낸 제설 작업

불운한 부상 때문에 아예 선수 생명을 끝낸 경우도 있다.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전성기를 보낸 베테랑 선발 투수 칼 파바노(42ㆍ은퇴) 이야기다. 2013년 1월 미네소타 트윈스 소속이던 파바노는 집 앞에 쌓인 눈을 치우다가 미끄러져 삽 손잡이 위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이 사고로 파바노는 비장 파열이라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건강은 무사히 회복했지만, 전성기가 지난 36세였던 그의 몸 상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파바노는 그 뒤로 다시는 빅리그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한여름 밤의 동상

1990년대에도 괴상한 부상들은 선수들을 괴롭혔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리드오프로 평가받는 리키 헨더슨(60ㆍ은퇴)은 괴짜로 유명했다. 사람들 앞에서는 본인을 ‘리키’라는 3인칭으로 불렀고, 24년의 선수 생활 동안 무수한 기행과 어록들을 남겼다. 헨더슨의 온갖 기행들 가운데서도 가장 기이한 사건은 한여름이던 1993년 8월 발생했다. 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합류한 헨더슨은 발에 얼음 팩을 갖다 댄 채 잠들었다가 동상을 입어 3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제 이빨에 엉덩이를 물리다

메이저리그 ‘황당 부상’의 역사는 20세기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투수 클래런스 블레텐(1893~1973)은 커리어 대부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그는 프로 무대에서 총 19시즌을 활약했지만, 빅 리그에서 출전한 경기는 7게임 뿐이었고, 대신 마이너리그에서만 통산 3,818이닝을 던지며 나름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블레텐은 젊을 때부터 의치를 착용했는데, 주자로 나설 때도 의치를 뒷주머니에 넣어둔 채 주루에 임했다. 그런데 그것이 화근이었다. 1933년 7월, 블레텐은 의치의 존재를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베이스를 향해 슬라이딩했다. 결국 주머니 안에 있던 의치들은 그의 둔부에 그대로 박혀버리고 말았다.

이의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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