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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라이프] 몸이 무거워… 유럽차 추월 힘겨운 국산 신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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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라이프] 몸이 무거워… 유럽차 추월 힘겨운 국산 신차들

입력
2018.04.03 14:0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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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디젤 고급세단 제네시스G80 2.2D

BMW 520d와 벤츠 E220d에 비해

동급 차종 불구 300㎏ 더 무거워

연료효율 문제 경쟁력 논쟁 분분

국내 대형 세단 최초로 디젤엔진을 얹은 제네시스 G80 2.2D를 놓고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논쟁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현대차 설명처럼 높은 연료효율을 원하는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모델인데, 연비가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경험담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경쟁모델인 BMW 520d나 메르세데스 벤츠 E220d에 비해 많게는 ℓ당 2㎞ 정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가장 늦게 출시된 신차이고, 마력 토크 등 힘이 두 모델에 비교해 월등하지만, 연비가 뒤지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업계에선 그 이유를 공차중량에서 찾고 있다. G80이 경쟁차에 비해 많게는 300㎏이나 무거워 연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국내 완성차 업체에서 최근 내놓은 신차들이 글로벌 브랜드에 비해 연비 개선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행성능, 디자인, 실내 인테리어, 편의사양 등은 개선된 반면 차량 경량화에서 뒤처진 탓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는 내수 시장 실적 반등을 위해 신차를 쏟아내고 있다. 기아차가 3일 대형세단 K9을 발표한 것을 비롯, 수소전기차 넥쏘, 싼타페, 제네시스G80, 벨로스터, G4렉스턴 스포츠, 쏘렌토, K3, 카니발, SM6 등 준중형 세단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 픽업트럭 등 성능이 개선된 다양한 신차를 업체들이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들 차의 공차중량은 기존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G4렉스턴 스포츠는 전신인 코란도 스포츠보다 약 100㎏이 늘어났고, 지난달 13일 출시한 카니발 부분변경 모델도 기존과 비슷한 2,100㎏대를 유지하고 있다.

더 뉴 E 220d.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제공
더 뉴 E 220d.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제공

이렇다 보니 연비개선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싼타페는 공차중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연비는 기존 모델보다 0.5㎞ 개선된 ℓ당 13.8㎞(2.0 디젤 기준)이다. 지난해 최대 화제작 그랜저도 이전 모델에 비해 연비 개선 효과는 ℓ당 0.5㎞(3.0 가솔린 기준) 그쳤다. 공차 중량이 1,630㎏으로 구형(1,590㎏)보다 오히려 40㎏ 무거워진 영향이다. 무게가 늘어난 렉스턴 스포츠도 연비는 ℓ당 0.8㎞ 떨어졌다.

후륜구동 기반의 대형세단이면서 디젤엔진을 장착해 유럽 고급차와 경쟁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 G80 2.2D(4륜 기준)의 경우, 출력이 202마력으로 BMW 520d나 벤츠 E220d 보다 최대 10마력 높다. 하지만 공차중량을 감안하면 이 출력의 매력이 떨어진다. 마력당 감당하는 무게를 의미하는 마력당 무게비는 G80은 10.2㎏/마력이다. 반면 190마력인 520d는 중량이 1,770㎏에 불과해 9.3㎏/마력으로 G802.2D를 앞선다. 520d는 지난해 7년 만에 완전변경을 거치면서 전장 29㎜, 전폭 8㎜ 키우는 등 외관은 커졌으나 무게는 최대 115㎏까지 줄였다. E220d도 9.4㎏/마력이다. 통상 자동차 무게를 100㎏ 줄이면, 연비는 ℓ당 0.5㎞ 늘어나고, 가속력ㆍ제동력 등도 5% 이상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마력당 무게비가 낮을수록 연비뿐만 아니라 가속력, 코너링, 제동력 등도 좋아진다”며 “차가 무거워지면 주행성을 높이기 위해 저 RPM 구간에서부터 풍부한 힘이 나오도록 설정하기 때문에 연비는 떨어지게 돼 있다”고 말했다.

520d. BMW코리아 제공
520d. BMW코리아 제공

글로벌 업체들은 경량화에 주력하고 있다. 주행성능 및 연료 효율성 향상을 위해 기존 강판에 비교해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은 초고장력 강판 등 강성의 수요를 높이고, 마그네슘, 알루미늄,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등의 신소재를 추가한다. 독일 아헨 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업체가 많이 사용하는 고장력 강판은 11%의 차체 경량화 효과가 있는 반면 알루미늄은 40%가량 무게를 줄인다. 유럽 업체들이 강성이 필요한 부분에만 초고장력 강판을 최소화해 사용하고, 신소재를 적재적소에 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나 모델별로 글로벌 업체에 비해 생산 대수가 적어 원가 절감이 어려워 고가인 경량 소재를 쓰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도 “국내 완성차들이 신차를 만들면서 각종 편의사양 등을 추가하면서도 비용문제로 알루미늄 등 경량화 소재 사용에는 소극적이어서 차 무게가 줄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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