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문객 지난해 2,869만명…2020년 4,000만명 목표
도쿄 외에 오키나와ㆍ홋카이도 등 관광지역 소비액 급증
수출ㆍ설비투자 증가 및 외국인 정착으로 인구감소 완화
대도시 제외 지방도시 공시지가 26년 만의 상승 이끌어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 관광객의 소비가 4조엔을 돌파하면서 일본 경제의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는 물론 외국인의 정착으로 인구 감소를 완화하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2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2017년 외국인 방문객들의 소비액은 총 4조4,162억엔(약 43조8,594억원)으로 집계됐다. 도쿄가 1조6,882억엔으로 가장 많았고, 오사카(大阪) 8,709억엔, 홋카이도(北海道) 2,857억엔, 교토(京都) 2,331억엔, 후쿠오카(福岡)현 2,207억엔 순이었다. 엔저 현상과 비자면제 대상국가 확대, 면세 혜택 확대 조치 등이 외국 관광객 증가를 이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2,869만명으로 전년 대비 19%포인트 증가했다. 일본 정부는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에는 4,0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거 도쿄와 후지(富士)산, 간사이(関西)지역에 관광객이 집중됐다면, 최근엔 지방으로도 외국인이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유명 관광지인 오키나와(沖縄)현은 5년 전 대비 외국인 소비액이 8.5배가 증가했고, 후쿠오카현는 6.8배, 홋카이도는 6.2배나 증가했다. 오키나와현은 2016년 특산품인 돼지고기 수출이 2010년 대비 6.4배 증가했다. 초콜릿 과자 ‘킷캣’으로 유명한 네슬레는 26년 만에 효고(兵庫)현에 새 공장을 가동하며 설비 투자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5년간 외국인 주민비율이 증가한 상위 5곳도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스키 리조트가 있는 홋카이도에 집중돼 있다. 삿포로(札幌)시에서 루스츠 리조트를 운영하는 카모리(加森)관광은 올해 신입사원 40명 중 절반 정도를 외국인으로 고용, 이들을 위한 사원 기숙사를 마련했다. 이 지역의 외국인 비율은 2013년 1.1%에서 지난해 7.2%로 급증하는 등 일본에 정착하는 외국인들이 지방의 인구 감소를 보완하고 있다.
외국 관광객들을 세원으로 보는 지자체도 있다. 온천으로 유명한 오이타(大分)현 벳부(別府)시는 지난달 40년 만에 입탕세 인상 조례를 개정했다. 연 1억5,000만엔 규모의 세수 증가는 외국인 대상 다언어 표기를 위한 비용으로 사용될 방침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와 경기 회복은 일본의 지방 땅값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성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공시지가에 따르면, 대도시를 제외한 지방의 공시지가가 전년 대비 0.04% 상승했다. 지방의 공시지가가 전년 대비 상승한 것은 26년 만의 처음이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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