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배우 장자연씨 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했다. 장씨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추 대표는 각 문장의 첫 글자를 연결하면 숨겨진 메시지가 나타나는 이른바 ‘세로드립’ 방식을 통해 장씨 사건의 재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지난 1일 공식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배우 채시라씨에게 친근함을 느끼는 이유를 언급했다. 그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 저를 보고 탤런트 채시라를 닮았다고 했다”며 “그래서 그런지 TV에서 채시라씨를 볼 때마다 친근하고, 정겹다는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이어 “재능 있는 여배우들이 수도 없이 많이 나오는 요즘, 사람들은 그녀의 아름다움에 환호한다”며 “(그녀가)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언뜻 보기에는 뜬금없는 ‘채시라 찬양 글’ 같았지만, 안에는 묵직한 메시지가 숨겨져 있었다. 추 대표가 이날 올린 글에서 각 문장 앞 글자를 모으면 이런 숨겨진 문장이 완성된다. “잊지 말자 장자연, 재수사하자 제발, 꼭 성범죄자 처벌.”
추 대표는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장자연씨 사건 재수사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해 12월 이후 해당 사건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지난 1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재벌회장, 언론사주, 문화권력이 담합해 한 배우를 학대하고,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며 우회적으로 장자연 사건을 언급했다. 또 장씨의 사망 9주기 무렵인 지난달 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그의 실명을 언급하며 검찰 재수사를 강력히 촉구하기도 했다.
민주당도 장자연씨 사건 재수사에 적극적이다. 김효은 민주당 부대변인은 지난달 28일 낸 논평에서 장씨 사건에 대한 검찰 재수사를 요구하며 “지난 과오를 인정하기 두려워 억울한 피해자와 사건의 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검찰 과거사위는 장자연씨 사건을 포함, 총 5개의 과거 사건을 추가 조사하겠다고 1일 밝혔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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