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PO서 원주DB에 완패했지만
부상 오세근 끝까지 출전 안 시켜
힘든 시즌 김승기 감독 리더십 빛나
비록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지만 절반의 성공은 거둔 시즌이었다.
디펜딩 챔피언 안양 KGC인삼공사는 원주 DB와의 2017~18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시리즈 전적 3패로 완패했다.
그러나 KGC인삼공사의 시즌 출발을 떠올리면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박수 받을 만하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ㆍ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을 차지한 KGC인삼공사는 간판 슈터 이정현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전주 KCC로 이적하면서 전력에 치명상을 입었다. 그러나 FA로 잔류한 오세근이 골밑에서 고군분투했고, 신예 슈터 전성현을 발굴해 순위 싸움을 이어 나갔다. 오세근은 정규리그 40경기에서 평균 18.7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활약했다. 결국 정규리그 5위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4강까지 오르며 전년도 우승팀의 자존심을 지켰다.
하지만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발목을 다친 오세근의 공백을 극복하기엔 무리였다.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지난 1일 DB와 3차전에서 오세근의 출전을 기대해봤지만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은 승부수를 띄우는 대신 미래를 택했다. 2패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 생명을 담보로 무리시킬 이유도 없을뿐더러 실제 오세근의 부상 정도도 가볍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근이 없는 KGC인삼공사는 공격의 동력을 잃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현대모비스는 극복할 수 있는 상대였지만 로드 벤슨, 김주성, 윤호영으로 이어지는 ‘트리플 타워’가 버티고 있는 DB는 버거웠다. 골밑 싸움에서 밀리다 보니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깨졌다. 오세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데이비드 사이먼을 비롯해 베테랑 양희종, 전성현, 이재도, 한희원 등이 혼신의 플레이를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경기장을 메운 KGC인삼공사 팬들은 그래도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어려운 시즌을 성공적으로 이끈 김승기 감독의 리더십 역시 재평가 받고 있다. 김 감독은 구단 역사상 최초로 3시즌 연속 4강을 이끈 공로를 인정 받아 재계약이 유력시되고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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