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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18 참상 알린 美 선교사 유족들, 38주년 추모행사 위해 광주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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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18 참상 알린 美 선교사 유족들, 38주년 추모행사 위해 광주 방문

입력
2018.04.02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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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틀리 목사 유해 일부 광주 안장

유럽 등서 민주화 운동 펼쳤던

교포 이종현ㆍ윤운섭씨 등도 초청

찰스 베츠 헌틀리 목사 부부. 연합뉴스
찰스 베츠 헌틀리 목사 부부. 연합뉴스

1980년 5월 항쟁 참상을 세계에 알린 당시 광주기독병원 원목이었던 찰스 베츠 헌틀리(한국명 허철선) 목사와 광주에서 선교사로 목회 활동했던 아놀드 피터슨 목사의 유가족이 5ㆍ18 38주년 추모행사 참석을 위해 광주를 찾는다. 지난해 6월 타계한 헌틀리 목사 유해 일부는 고인의 생전 뜻에 따라 광주 양림동 선교사묘지에 안장된다.

1일 5ㆍ18기념재단에 따르면 고(故) 헌틀리 목사와 아내 마사 헌틀리는 계엄군의 만행을 직접 목격하고 사진과 기록으로 남겨 항쟁의 진상을 세계에 알렸다. 항쟁 기간 광주 도심과 병원에서 사망ㆍ부상자 사진을 찍어 사택 암실에서 필름으로 남겼다. 목사는 광주의 상황을 담은 사진과 글을 해외 언론에 기고하고 영화 ‘택시운전사’ 속 독일 기자의 실존인물인 위르겐 힌츠페터에게 전달했다.

그는 항쟁 4년 뒤 전두환 정부로부터 강제추방 당해 미국에서 목회 활동을 하며 지냈고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오월어머니상 개인상을 받았다. 헌틀리 목사 유가족은 지난해 6월 26일 영면한 고인의 시신을 화장한 유골 일부를 광주 남구 양림동 선교사묘지에 안장할 계획이다. 고인은 생을 마치기 전 가족에게 ‘광주에 가고 싶다. 광주에 묻히고 싶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고 피터슨 목사는 1973년부터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다 1980년 5월 항쟁을 현장에서 목격했다. 역사학 교수이기도 했던 그는 학자의 시각으로 5·18을 기록해 학살 현장과 헬기사격을 증언했고 ‘유혈은 군인에 의해 일어났고 시민은 부득이하게 저항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항쟁의 본질을 알렸다. 당시 미국 정부는 헌틀리ㆍ피터슨 목사와 가족을 광주 공군기지로 피신시키려 했으나 고인들은 시민 곁을 떠나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다음 달 열리는 5ㆍ18 38주년 정부기념식과 광주인권상시상식 등에 참석하고 20일쯤 귀국할 예정이다.

재단은 1980년 항쟁 당시 광주의 참상을 유럽을 포함한 세계에 알리고 조국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활동을 펼친 독일교포 이종현, 윤운섭씨도 초청했다. 이씨는 2년 전 5ㆍ18 36주년을 앞두고 조국을 찾았다가 하루 동안 당국에 억류된 뒤 강제 출국 당한 경험이 있어 이번 방문 의미가 남다르다. 5ㆍ18을 최초로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기록한 책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넘어넘어)’의 영문판 변역자인 설갑수씨도 초청했다.

5ㆍ18재단 관계자는 “5ㆍ18 특별법 통과로 진상규명 기대되는 시점에서 항쟁을 알리고 증언한 분들 가족을 모시게 돼 더욱 큰 의미가 있다”며 “지난 정권에 의해 광주 방문을 좌절당한 이씨의 명예도 회복하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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