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1일 부활절을 맞아 한국을 비롯한 세계에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수만명의 군중 앞에서 미사를 집전한 후 ‘우르비 엣 오르비(로마 도시와 전 세계를 향해)’ 연설 도중 최근 한반도 상황을 언급하며 “오랜 긴장을 풀기 위한 최근의 대화가 조화와 평화를 불러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대화와 직접 연관된 이들이 지혜와 안목을 발휘해 한국 민족을 위한 안녕을 증진하고 국제사회에 신뢰 관계를 구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은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곳곳의 분쟁과 인도주의 위기를 언급하며 “부활의 메시지는 부정의와 폭력에 시달리는 전 세계에 희망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난과 배제, 기아와 실업이 존재하는 곳에 희망이 있어야 한다며 특히 난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은 전날 부활절 전야 미사에서 지난해 9월 이탈리아인 강도를 저지한 ‘난민 영웅’ 존 오가흐 등에게 특별 세례를 주기도 했다.
교황은 오랜 내전 중인 시리아에 대해 “오랜 분쟁으로 고통을 받는 시리아에서 인도주의 규약이 존중 받고, 도움이 필요한 형제자매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닿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이 진행 중인 성지 예루살렘, 내전 상태인 예멘ㆍ우크라이나ㆍ남수단ㆍ콩고민주공화국, 빈곤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에서도 평화와 인도적 해법을 찾기를 희망했다.
교황은 지난 2014년 8월 즉위 후 첫 아시아 방문지로 한국을 택한 이래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보이며 대화를 통한 위기 해결을 촉구해 왔다. 지난달 16일 바티칸에서 진행된 이백만 주교황청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도 “남북 정상회담 성사 여부와 북미 관계 개선에 각별히 주목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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