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자산 중 주식 비중 8.6%… 1년새 1%포인트 가까이 늘려
저금리 따른 통안채 이자 등 비용 감소로 역대 2번째 당기순익
국내외 증시가 호황을 보였던 지난해 한국은행이 외화자산 중 주식 비중을 역대 최고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또 저금리에 따른 이자 비용 감소에 힘입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30일 한은이 발표한 ‘2017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은 외화자산 가운데 주식이 차지하는 비율은 8.6%였다. 전년(7.7%)보다 0.9%포인트, 2년 전(6.3%)보다는 2.3%포인트 높은 수치다. 비중이 가장 높은 상품인 정부채 역시 전년(36.9%)보다 0.6%포인트 늘어 37.5%를 기록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의 상하방 위험요인(리스크) 확대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려 고유동성 안전자산인 정부채와 고유동성ㆍ고수익 자신인 주식 비중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한은 외화자산이 85%가량 차지하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지난해 5% 가까이 불어나는 호실적을 거둔 주요인도 주식 투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별로 보면 2016년 역대 최고(70.3%)로 늘었던 미국 달러화 표시 자산 비중이 지난해 말 68.1%로 2%포인트 이상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점, 유럽 등도 통화정책 정상화(금리 인상)가 예상되는 점을 반영해 달러화 비중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한은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세후)은 전년(3조3,779억원)보다 5,861억원 늘어난 3조9,640억원이었다. 2001년(4조2,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2016년 6월까지 이어진 기준금리 인하 효과로 수익과 비용 모두 감소했지만, 외화자산 운용 호조 등으로 수익의 감소폭이 비용(통화안정증권 이자 등) 감소폭보다 작다보니 이익(수익-비용)은 증가했다.
한은은 당기순이익 중 1조1,892억원(30%)은 은행 내 법정적립금, 415억원은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출연 목적의 임의적립금에 각각 적립하고, 나머지 2조7,333억원은 정부에 세입으로 납부한다고 밝혔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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