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주년 제주 4ㆍ3희생자추념식에 참석 예정인 가수 이효리(사진)를 향해 한 네티즌이 “참석하지 말라”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자신을 제주 4ㆍ3사건 피해자의 유족이라고 주장한 한 네티즌은 27일 이효리의 온라인 팬 카페에 장문의 글을 적었다. 이 네티즌은 “4ㆍ3은 제주 도민의 아픔이라고 감히 입으로 말을 하기도 가슴 아픈 사건이다. 희생자와 유족들이 추념식을 경건히 조용히 치르기를 원한다”고 했다.
이어 “유족의 한 사람으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몸이 떨리고 가슴이 아프다”며 “아직도 대한민국은 4ㆍ3사건과 관련해 제주도민에게 사과를 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적었다. 이 네티즌은 “(이효리가) 정중히 내레이션이나 (추념식) 사회를 거절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제발 연예인들이 참석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이 글을 접한 이효리 팬 카페 회원들은 “유족들의 뜻은 이해하지만 이효리는 공연이 아닌 추모를 위해 4ㆍ3희생자추념식에 참석하는 것”이라며 글을 쓴 네티즌에게 이해를 구했다.
해당 게시물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를 두고 ‘연예인이 추념식에 오는 자체가 싫을 수도 있다’는 의견과 ‘추모 취지인데 지나치다’는 의견이 나왔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 4ㆍ3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당시 제주도 인구 10%에 이르는 2만5,000~3만명이 희생됐다. 올해 70주년을 맞아 지난해 3월 ‘제주 4ㆍ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가 출범했다.
앞서 청와대와 제주도는 27일 올해 4ㆍ3희생자추념식에서 이효리가 행사 주제를 전달하는 내레이션을 맡는다고 밝혔다. 이날 추념식에는 가수 루시드폴 도 공연자로 참석할 예정이다. 2014년 4ㆍ3희생자추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처음으로 대중 가수들이 추념식 본행사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효리는 지난 2013년 가수 이상순과 결혼 후 제주 애월읍 소길리에서 살고 있다. ‘소길댁’이라는 이름으로 제주 일상을 개인 블로그에 올려왔고, 최근에는 JTBC ‘효리네 민박’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제주 생활을 공개하고 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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