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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갈등 딛고 오로모족 총리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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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갈등 딛고 오로모족 총리 선출

입력
2018.03.29 18:2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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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살렌 총리 사임 6주 만에

WP “지속된 불안 완화될 것” 평가

에티오피아 새 총리로 선출된 아비 아메드가 지난해 11월 아바게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바게다= EPA 연합뉴스
에티오피아 새 총리로 선출된 아비 아메드가 지난해 11월 아바게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바게다= EPA 연합뉴스

종족 갈등과 그에 따른 정정 불안으로 유명한 아프리카에서 모처럼 이와 반대되는 일이 벌어졌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집권세력이 종족 갈등 때문에 그 동안 외면했던 오로모족 출신을 총리직에 앉히기로 결정했다. 반정부 시위가 수년째 이어져 온 에티오피아가 평화적 전환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4개의 당으로 구성된 에티오피아 집권 연정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은 27일 밤 오로모인민민주단체(OPDO)의 아비 아메드(41) 대표를 차기 총리로 선출했다. 의회 승인만 거치면 아메드는 에티오피아 사상 첫 오모로 출신 총리가 된다. 오로모족은 에티오피아 인구의 35%를 차지하는 최대 종족 집단이지만, 정부에서 주도권을 갖진 못했다. 때문에 이들은 자신들이 정치ㆍ경제적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며 소수 티그레이족 주도의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여 왔다.

집권 세력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달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총리의 사임 발표와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6주 만에 나왔다. 2012년 9월부터 에티오피아 정부를 이끌어 온 데살렌 총리는 오로모족이 모여 사는 오로미아주를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자 지난달 15일 전격 사임했다. 당시 그는 “나라의 민주주의를 더욱 진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련의 정치적 진전으로 폭력 사태가 진정되고, 정정 불안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2015년 말부터 지속된 시위로 에티오피아는 여러 차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해제하는 일을 반복해 왔다. 이 과정에서 700명이 넘게 사망했다. WP는 “지속돼 온 불안이 완화할 수 있는 중대한 변화”라고 평가했고, 뉴욕타임스(NYT)는 “에티오피아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시위가 잦았던 오로미아주는 같은 종족 총리 탄생으로 축제 분위기로 바뀐 모습이다. 오로미아주에 사는 안두 셀렌은 WP에 “사람들이 거리에서 춤을 추고 서로 축하해 줬다”며 “전까지 죽어 있었다면 이제는 살아 있는 기분이 든다. 나라를 위해 뭔가 해야 할 것 같은 열정이 생긴다”고 말했다. 전자제품 관리업체를 운영하는 다니엘 게브레도 “지금까지 도로가 막히는 등 어떤 일을 하는 게 불가능해 사업이 어려웠었다”며 변화를 환영했다.

물론 평온이 지속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정치 평론가인 메콘넨 멘게샤는 NYT에 “열정적이고 개혁적 성향의 아비 아메드가 많은 걸 바꾸려고 할 텐데 이는 정부를 흔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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