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교회
김진호 지음
창비 발행ㆍ247쪽ㆍ1만6,000원
지난해 종교인 과세 문제, 명성교회 세습 논란이 있었다지만, 개신교계에 대한 반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 책은 신학연구자 김진호가 대표적 개신교 비판론자인 강남순 박노자 한홍구 김응교와 나눈 이야기들을 모았다. 강남순은 페미니스트 신학자답게 한국 개신교 내 만연한 여성혐오 문제를 다룬다. 박노자는 특유의 시니컬한 목소리로 서울 지역 대형교회들이 결혼ㆍ취업을 위한 인맥공장이자 부유한 자본가에게 노동착취를 정당화해 마음의 안식을 주는 곳이 됐다고 비판한다. 한홍구는 태극기부대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면서 애국을 외치는 광경을 두고, 종교적 광기에 휩싸인 광신도 현상과 비슷하다고 진단한다. 김응교는 교회가 반동성애 등 시간이 가면 갈수록 사랑과 포용 대신 이념과 배제에 몰두하는 이유를 교회 내부에 대한 불만의 눈을 밖으로 돌리게 하려는 전략이라 분석한다. 김진호가 대안으로 내놓는 것은 결국 작은 교회 운동이다. 카리스마적 지도자 아래 똘똘 뭉친 거대 교회는 원래 교회의 목표가 아니다. 소박한 공동체, 그게 교회 본연의 모습이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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