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자율협상 종료 앞두고도
“여러 회사가 인수 뜻 밝혀” 주장
공개 요청에는 “때가 아니다”
사측 “시간 벌기 위한 책략일 뿐”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채권단과의 자율협상 종료 시한(30일)을 하루 남겨둔 29일에도 해외매각 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강경한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노조는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밝힌 국내기업들이 있다며 채권단에 해외매각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데 정작 해당 기업에 대해선 30일에 공개하겠다고 밝혀 채권단의 자율협상 시한 연장을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조삼수 금호타이어 생산직 노조 대표지회장은 이날 광주시의회 1층 소회의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수 의향이 있는 국내기업이 있는데도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법정관리를 하겠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해외매각을 즉시 중단하고 국내 인수 희망업체를 인수경쟁에 참여시킬 경우에 노조도 회사 정상화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조 대표지회장은 “지난 25일 오전 서울에서 한 업체 대표가 광주에 내려와 인수 의향을 밝혔으나, 27일 최종적으로 인수할 수 없다는 답장을 보내왔다”며 “이 업체 말고도 인수 의지를 밝힌 복수의 국내업체가 있음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정송강 곡성공장 지회장은 ‘복수의 국내업체’를 밝혀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현 단계에서 밝힐 수 없다”며 30일에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가 있는 국내업체에 대해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답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노조가 주장하는 국내기업이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채권단에 공개해 인수 능력을 검증받아야 한다”며 “자율종료 시한 마지막 날에 밝히는 건 시간을 벌기 위한 책략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은 자율협약 종료일인 30일까지 해외매각 관련 노사 자구안 합의서가 만들어지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고 최후통첩을 했지만 노조 집행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매각 찬반투표는 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대신 30일 계획된 3차 총파업과 관련해선 “지금이라도 산은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속에 국내 기업 인수참여’ 요구를 받아준다면 취소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금호타이어는 노사 합의에 실패하면 다음달 2일 임시이사회를 거쳐 법정관리를 신청할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는 다음달 2일 어음 270억원, 5일 회사채 만기 400억원 만기가 도래해 이를 막지 못하면 부도처리 될 수 밖에 없다. 정송강 지회장은 “1조4,000억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 회사가 400여억원이 없어서 부도가 나고, 청산돼서 4만 가족이 길거리로 내몰린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산은과 정부는 협박ㆍ압박보다는 시도민과 구성원의 간절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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