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투명 경영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선임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이사회에 지속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사외이사들을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는 금융회사의 투명성 향상을 위해 도입한 제도인데, 이를 제조업체가 도입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2014년부터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최종원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를 초대 선임사외이사로 선임했다고 29일 밝혔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회를 소집ㆍ주재해 사외이사들의 의견을 모으고, 경영진에게는 주요 현안 보고를 요구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선임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운영에 대한 평가권까지 부여해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감시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국내외 선임사외이사들의 임기는 보통 1년인데 비해 SK하이닉스는 직무수행의 연속성을 위해 선임사외이사 임기도 사외이사 재임기간과 같게 설정했다. 지난해 임기 3년의 사외이사로 재선임된 최 교수의 경우 2019년까지 선임사외이사를 맡는다.
선임사외이사 제도는 은행권에서 2010년 모범규준을 만들어 시행했고 2016년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비금융사 중에서는 SK가 ‘기업지배구조헌장’에 관련 내용을 포함했지만 아직 선임사외이사 자리는 공석이다.
SK하이닉스가 이사회 안에 새로 구성한 지속경영위원회는 사회적 가치 창출 전략을 검토하고 의사결정 과정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역할을 맡았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및 사회적 가치 측정, 안전ㆍ보건ㆍ환경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전반적인 심의도 진행한다. 앞서 지난 1월 SK하이닉스는 사회적 가치 업무를 전담하는 임원급 조직을 SK그룹 계열사 중 처음 신설했다.
최근 SK하이닉스를 비롯해 SK 계열사들이 사회적 가치 추구에 열성적인 데는 최태원 SK 회장의 경영철학이 영향을 미쳤다. 최 회장은 “기업이 돈만 벌어서는 생존할 수 없고 사회적 가치를 키우는 게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낸다”며 올해 그룹 경영목표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제시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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