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우려ㆍ양도세 중과 효과
전국 아파트 가격이 58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다 내달로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들도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1%로 집계됐다. 전국 아파트 값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13개월 만이다. 그 동안 집값 상승세를 주도했던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값 오름폭이 줄어들고 있고 지방의 부동산 가격 낙폭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게 영향을 미쳤다.
서울과 수도권 집값은 전주 대비 상승 폭이 각각 0.2%포인트씩 하락, 0.09%와 0.05%로 사실상 보합에 그쳤다.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이 0.1%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13일 이후 4개월 만이다. 특히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조치의 직격탄을 맞은 양천구와 노원구가 각각 -0.08ㆍ-0.04%로 눈에 띄게 하락했다. 강남4구 상승률도 0.06%로 전주(0.12%) 대비 반 토막이 났다.
지방은 전주보다 0.01%포인트 더 떨어져 -0.07%를 기록했다. 특히 경남(-0.20%) 경북(-0.17%) 충남(-0.15%) 울산(-0.14%) 등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아파트값 하락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22일 기준금리 상한을 1.5%에서 1.75%로 인상한 영향을 받았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1.5%)보다 높아지면서 자연히 국내 기준금리 역시 인상될 가능성이 커졌다. 금리가 높아지면 대출에 기반한 부동산 투자가 위축돼 전반적으로 집값이 약세로 돌아서는 경향이 있다.
정부의 8ㆍ2 부동산 대책과 양도세 중과 등 연이은 시장 압박 기조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4월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급하게 던져진 매물들이 거래되며 시세가 낮아진 측면이 있다”며 “당분간 약보합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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