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사고가 눈이나 비보다는 추위에 더 많이 영향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하의 날씨에는 기온이 떨어질수록 사고 빈도가 급속히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KB손해보험은 2015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3년 동안 자사에 접수된 자동차사고 통계와 기상청 기후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분석은 일일 평균기온, 일일 강수량, 적설량 별로 사고 발생 건수를 집계해 각 기후요소와 교통사고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3가지 기후요소 중 교통사고 유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기온으로 나타났다.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철에 사고 건수가 크게 늘었고, 특히 기온이 0도 아래로 내려가면 사고 빈도가 급속히 늘었다. 평균기온이 0도인 날에는 평균 140건인 사고 건수는 영하 5도일 때 183건, 영하 10도일 때 212건으로 늘었고, 특히 영하 15도일 땐 502건에 달했다.
KB손보는 추울수록 사고가 늘어나는 이유로 ▦대중교통 이용이 줄고 자가운전 빈도가 높아지는 점 ▦도로 결빙으로 미끄럼 사고가 늘어나는 점 ▦저온에 따른 타이어 공기압 감소 등을 들었다. 특히 타이어 공기압이 떨어지면 차체가 균형을 잃고 기울어지기 쉽고 타이어 파손 가능성도 높아져 사고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비는 심하게 내리지 않는 한 사고 건수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폭우 여부를 가르는 기준인 일일 강수량 80㎜보다 적은 비가 오는 날은 사고건수가 평일 수준인 90~160건에 머물렀다. 다만 폭우가 내리는 경우에는 강수량 90㎜ 일 때 298건, 110㎜일 때 518건, 145㎜ 388건 등으로 사고가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눈은 사고 증가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눈이 많이 쌓여 적설량이 80㎝를 넘어서면 하루 사고 건수가 최저 29건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손보 관계자는 “비나 눈이 내리는 악천후일 때는 저속운전을 하거나 아예 운전을 하지 않아 사고 가능성이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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