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前연희단 거리패 극단 출신들의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폭로와 관련한 진실 공방이 뜨겁다. 이윤택 전 연극연출가에서 곽도원으로 번진 ‘미투’ 폭로는 어느 새 이윤택 고소인단 일부와 곽도원 측의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며 ‘미투’ 운동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25일 새벽 곽도원 소속사 오름엔터테인먼트 대표 임사라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연희단 거리패 후배들(이윤택 사건 관련 고소인단 중 4명의 인물)로부터 힘들다, 도와달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고 곽도원과 함께 나갔다가 알려주는 계좌로 돈을 보내라는 등의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곽도원과 동석한 이 자리에서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 이들로부터 금전을 요구받았다고 폭로했다. “‘피해자 17명 중에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건 우리 넷뿐이니 우리한테만 돈을 주면 된다. 알려주는 계좌로 돈을 보내라’고 했다더라. 더 이상 듣고 있을 수가 없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또 자신이 ‘성폭력 피해자 국선변호사’로 일한 이력을 언급하며 이들을 ‘꽃뱀’이라고 지칭했다. "한달에 50건 이상 사건을 했지만, 정작 저를 지치게 만든 건 업무량이 아닌 피해자가 아닌 피해자들이었다. 회의감이 들었다. 목소리, 말투만 들어도 이건 소위 꽃뱀이구나 알아맞출 수 있을 정도로 촉이 생기더라”고 했다.
연희단 거리패 출신의 소속 배우 김보리(가명)은 28일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임 대표의 주장에 정면 반박하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이번 이윤택의 소송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피해자 분들 중 3명이 지난 토요일(24일)에 K배우(곽도원을 칭함)를 만나고 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했다.
김보리는 “전화 통화 내용과 만남 부분은 A님으로 부터 전해들은 부분이며 저는 실제로 녹취를 듣지 못하였으며 정확한 단어를 알지 못한다”며 “(A씨가 곽도원과 함께) 약 50분 정도의 통화를 하였고 K 역시 이윤택을 욕하고 도와주지 못하여 미안하다고 울기도 했다. 그 와중에 A가 자신의 피해 사실과는 별개로 K가 자신들을 응원해 주고 있다는 생각에 이런 저런 말을 하던 중 말실수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보리는 ‘말실수’를 임 변호사가 금전을 요구했다고 착각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자신도 임사라 변호사가 보내 온 앞 뒤 다 잘라 버리고 금적적인 도움도 줄 수 있냐는 대화만을 놓고 들으니 너무 무섭다고 했다”라고 했다.
김보리는 또 임 대표의 ‘꽃뱀’ 표현을 지적하며 “꽃뱀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여 후배들과의 술자리를 기사화하고 17인의 고소인들을 이간질 시키고 분해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임 대표는 (24일 만남을 가졌던 4인 중 한 명인)A씨가 곽도원으로부터 입은 피해에 대해 인지하고 글을 쓴 것인지, 또 다시 미투의 가해자에 오르는 것이 염려돼 먼저 글을 쓰신 것인지 밝혀주셔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김보리의 주장은 앞 뒤 맥락이 맞지 않는다. A씨를 비롯해 변호인단이 곽도원에게 일절 금품을 요구한 적이 없고 24일 극단 선배인 곽도원의 격려가 필요해서 만났다면서 멤버 4인 가운데 곽도원에게 피해를 당했던 사람이 있었다고 뒤늦게 폭로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곽도원으로부터 입은 피해’가 성 피해라면 A씨가 곽도원의 응원이 필요해 만났다는 주장이 일치하지 않는다.
가명과 ‘팩트’ 확인이 되지 않은 폭로전만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곽도원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입을 열었다. “인간은 실수를 할 수 있고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다”며 “이번 4명의 실수는 용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임 대표를 향해 비난을 쏟아낸 박훈 변호사에게 ‘1억원 내기’를 제안했다. 박훈 변호사는 “차근차근 밟아주마”라는 글을 게재하며 팽팽히 맞섰다.
씁쓸한 점은 연희단 거리패의 ‘미투’ 폭로로 불거진 이 논란들이 모두 ‘미투 운동’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권력형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이 운동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 가명 폭로와 맥을 못 짚은 논쟁들에 모두의 피로감만 쌓일 뿐이다. 게다가 이윤택 고소인단의 이명숙 변호사는 문제가 된 녹취록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답답함을 더하고 있다.
사진=osen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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