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8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중국으로부터 사전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정보를 받은 정확한 시점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아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중국 정부가 곧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발표한다고 우리 정부에 사전 통지해왔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어 기자들과 만나 “우리 측은 김 위원장의 방중 특별열차 출발부터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며 “한중 고위관계자 간 긴밀한 협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과거에도 중국은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방중 이후 우리 정부에 관련 사실을 전달하긴 했지만 한중관계 분위기에 따라 며칠씩 늦어지기도 했다. 김 위원장 방중의 경우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를 하기 전에 우리 측에 관련 정보를 전달하면서 한중 유대가 강화됐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앞서 대북특사단 수석특사였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북한을 다녀온 뒤 곧바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찾아 관련 내용을 논의하는 등 한반도 상황을 둘러싼 한중 관계는 점차 긴밀해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중국의 사전 통보는 김 위원장이 중국 일정을 마치고 북한 국경으로 돌아간 28일 새벽 전후에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이 경호상의 위험을 감수한 채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함부로 외부에 알리긴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외신 등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보도하고 있던 27일 밤 늦게까지 “확실한 정보가 없다”며 신중한 답변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청와대도 이날 중국이 사전 통보한 정확한 시점이 언제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확인이 어렵다”며 답변을 피해갔다.
일각에선 중국 측이 북한 고위급의 특별열차 방북 사실을 우리 측에 사전 통보했으나, 북한 고위급에 김 위원장이 포함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베이징 일정이 다 끝날 때까지 김 위원장 포함 여부에 대해 함구하다가 막판에 국경을 넘은 다음에야 생색내기 식으로 추가로 사전 통보해줬을 수도 있다.
이번 사전 통보 채널은 정 실장과 중국의 외교안보사령탑인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 간 핫라인일 가능성이 유력하다. 양 위원은 29일 방한해 정 실장과 회담을 갖고 북중 접촉 결과를 설명할 전망이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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