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ㆍ安 광역단체장 동시 출격을”
당 원외 지역위원장들 성명서
劉 “국민의당 출신, 黨 흔들어”
安 “출마 얘기 안 나왔으면…”
공천권 걸려 내홍 재발 가능성
6ㆍ13 지방선거 출마를 둘러싸고 갈등 양상으로 치닫던 유승민 공동대표와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신경전이 일단 봉합됐다. 하지만 그 배경에 공천권 문제가 걸려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아 내홍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당 원외 지역위원장 99명은 28일 유 공동대표와 안 위원장의 광역단체장 동시 출격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지도부에 제출했다. 명분은 동시 출마지만, 사실상 유 공동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유 공동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그(성명서를 낸) 위원장 중에 거의 100% 가까이가 국민의당 출신”이라며 “그건 상당히 당의 화합을 해치는 행위로 생각한다”고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특히 성명서의 주체를 ‘국민의당 출신’이라고 못박은 것 자체가 안 위원장을 향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해석이다. 유 공동대표 측 관계자는 “불출마 의사를 이미 수 차례 밝힌 유 공동대표 입장에서는 출마를 종용하는 것 자체를 ‘유승민 흔들기’로 밖에 볼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를 통해 공천권을 보장 받기 위한 안 위원장 주변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하고 있다. 유 공동대표가 직접 출마하든가 아니면 안 위원장의 출마가 유력한 서울 지역 선거를 포함해 당선 가능 지역의 공천권을 양보하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당 출신 관계자는 “바른정당 출신 하태경 의원이 유 공동대표 출마를 촉구하고 있지 않느냐”며 “이를 공천권 싸움으로 몰고 가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유 공동대표 출마 문제가 내홍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자, 안 위원장이 한발 물러섰다. 안 위원장은 “당원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자기 의사표현을 할 수 있지만 (출마) 가능성이 없다고 하면 현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게 맞지 않느냐”며 “본인의 의지가 확고하시니까 더 이상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번 논란이 확전으로 치닫지는 않았지만, 향후 민감한 공천권 문제를 둘러싸고 언제든 양측이 다시 충돌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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