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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출마 요구에 발끈한 유승민…한 발 물러선 안철수

입력
2018.03.28 17:3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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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劉ㆍ安 광역단체장 동시 출격을”

당 원외 지역위원장들 성명서

劉 “국민의당 출신, 黨 흔들어”

安 “출마 얘기 안 나왔으면…”

공천권 걸려 내홍 재발 가능성

유승민(오른쪽) 바른정당 공동대표가 2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시당 개편대회에서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얘기를 듣고 있다. 오대근기자
유승민(오른쪽) 바른정당 공동대표가 2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시당 개편대회에서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얘기를 듣고 있다. 오대근기자

6ㆍ13 지방선거 출마를 둘러싸고 갈등 양상으로 치닫던 유승민 공동대표와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신경전이 일단 봉합됐다. 하지만 그 배경에 공천권 문제가 걸려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아 내홍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당 원외 지역위원장 99명은 28일 유 공동대표와 안 위원장의 광역단체장 동시 출격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지도부에 제출했다. 명분은 동시 출마지만, 사실상 유 공동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유 공동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그(성명서를 낸) 위원장 중에 거의 100% 가까이가 국민의당 출신”이라며 “그건 상당히 당의 화합을 해치는 행위로 생각한다”고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특히 성명서의 주체를 ‘국민의당 출신’이라고 못박은 것 자체가 안 위원장을 향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해석이다. 유 공동대표 측 관계자는 “불출마 의사를 이미 수 차례 밝힌 유 공동대표 입장에서는 출마를 종용하는 것 자체를 ‘유승민 흔들기’로 밖에 볼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를 통해 공천권을 보장 받기 위한 안 위원장 주변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하고 있다. 유 공동대표가 직접 출마하든가 아니면 안 위원장의 출마가 유력한 서울 지역 선거를 포함해 당선 가능 지역의 공천권을 양보하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당 출신 관계자는 “바른정당 출신 하태경 의원이 유 공동대표 출마를 촉구하고 있지 않느냐”며 “이를 공천권 싸움으로 몰고 가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유 공동대표 출마 문제가 내홍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자, 안 위원장이 한발 물러섰다. 안 위원장은 “당원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자기 의사표현을 할 수 있지만 (출마) 가능성이 없다고 하면 현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게 맞지 않느냐”며 “본인의 의지가 확고하시니까 더 이상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번 논란이 확전으로 치닫지는 않았지만, 향후 민감한 공천권 문제를 둘러싸고 언제든 양측이 다시 충돌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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