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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F-35 스텔스기

입력
2018.03.28 15:4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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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항공매체 플라이트 글로벌의 연감 ‘세계공군력 2018’을 보면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운용되는 전투기는 F-16이다. 미 공군이 790여대, 한국이 118대 등 현역이 모두 2,269대로 전 세계 전투기의 15%를 차지한다. 그 다음으로 많은 전투기는 미 해군 주력기 F-18(1,118대), 러시아 전투기 Su-27/30(967대)이며 그 뒤를 미국의 F-15(901대), 러시아 MiG-29(820대)가 잇는다. 뛰어난 기동성, 긴 항속 거리, 정교한 레이더와 유도무기 장착 등 성능이 향상돼 1980년대부터 배치된 4세대 전투기들이다.

▦ 이 연감에 따르면 주문되었거나 구매 협상이 가장 활발한 전투기는 록히드마틴이 생산하는 F-35다. 개발국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영국, 터키, 호주, 이탈리아, 노르웨이, 이스라엘, 한국, 일본 등 모두 2,800대를 넘는다. 이미 출고된 것만 250대 이상이다. 미 공군을 비롯해 대부분 국가가 기본형 F-35A를 선택했으나 영국은 단거리 이륙과 수직 착륙이 가능한 미 해병대 버전인 F-35B를, 미 해군은 함재기로 변형한 F-35C를 주문했다. 5세대 전투기 F-35가 최다 전투기가 될 날이 머지 않았다.

▦ 4세대와 5세대 전투기를 구별하는 가장 큰 기준은 스텔스 기능이다. 많은 전투기들이 이미 유도 능력까지 갖춘 공대공미사일을 장착한 현대 공중전에서는 먼저 발견해 먼저 쏘는 자가 이긴다는 것이 상식이다. 4세대 전투기에 비해 가속력이나 상승ㆍ선회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적에게 탐지되지 않으면서 탐지 능력이 뛰어난 F-35가 월등한 전투기로 평가받는 이유다.

▦ 우리 공군이 주문한 F-35 1호기 출고식이 28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록히드마틴 생산공장에서 열렸다. 2021년까지 모두 40대를 인도받으면 F-35는 F-16과 함께 공군 주력이 될 터이니 의미가 작지 않은 행사이지만 한동안 긴박했던 한반도 안보 상황이 대화 분위기로 급반전되는 바람에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조용히 치르는 모양새다. 군사력은 없는 힘까지 과장해 떠벌려야 할 때도 있지만 드러내지 않고 실력을 갖추는 게 중요할 때도 있다. 손자병법에서도 준비하고 기다리면 이긴다(以虞待不虞者勝)고 했다.

김범수 논설위원 bs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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