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100명 명의 빌려 불법 대출
새마을금고 도주전까지 파악 못해
부산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직원이 위조한 서류로 94억원을 빼돌린 뒤 잠적하는 사건이 발생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28일 부산지검과 새마을금고 중앙회 등에 따르면 부산 사상구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차량 담보대출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 박모(39)씨가 대출금 94억원을 빼돌린 뒤 지난해 11월 잠적했다.
박씨는 중고차 매매업을 하다가 2014년 2월 계약직 직원으로 입사해 잠적하기까지 3년간 차량 담보대출 업무를 하면서 불법 대출을 해 돈을 가로챈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지인 등 100여명의 명의를 빌리고 자동차 등록증 등 관련 서류를 위조해 불법 대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대출이 이뤄지면 해당 지인에게 사례비 명목으로 수백만 원을 건넨 뒤 돈을 재입금 받는 수법으로 대출금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여자는 “박씨가 명의를 빌려주면 이후에 대출을 수월하게 해 준다는 조건을 걸었다”고 밝혔다.
박씨는 돌려막기식으로 대출금을 갚아오다 지난해 9월부터 연체하기 시작했고, 두 달 뒤 잠적했다. 박씨가 잠적하기 전까지 허위 대출이 이뤄진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던 새마을금고 측은 지난해 12월 뒤늦게 박씨를 검찰에 고소했으며, 해당 부서 팀장도 업무태만 등으로 고소했다.
새마을금고는 명의 대여자에게도 돈을 갚으라고 통보, 이에 응하지 않은 60여명을 상대로 반환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 명의 대여자들도 범죄에 공모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별도로 처벌을 구하는 조치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관계자는 “법적인 투쟁을 해서라도 100% 다 회수할 것이고, 만약에 조금이라도 회수하지 못한 채권이 있을 때는 보험에서 충당할 것”이라며 “해당 지점의 자본금이 160억원대라 고객들에게는 피해가 없을 것이고 지점도 정상 운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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