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는 30일 어음만기ㆍ상장폐지 맞물려 있어 채권 만기 연장 불가
한국GM의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이 “한국GM의 부도는 현재로선 생각하지 않고 생산적 논의를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GM으로부터 실사에 필요한 자료 85%를 받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전날 배리 앵글 GM 해외사업부 사장과 실사와 관련한 많은 협의를 했다”며 “아직 원가 분석에 필요한 자료 가운데 민감한 사항들이 들어오지 않아 전향적으로 제공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앵글 사장은 지난 26일 노조와 비공개 면담에서 “4월 20일까지 우리가 자구안을 확정해서 내놓지 않으면 정부와 산은의 지원을 받지 못해 결국 부도가 날 수 있다”며 “이달 말까지 잠정합의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부도가 나면 법률에 따라 대처해야 하지만 벌써부터 파국으로 몰고 갈 필요는 없다”며 “일부에서는 GM을 고발하는 등 법률행위를 취하라는 주장도 하지만 지금은 (장기 독자생존 계획 등) 생산적 논의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앵글 사장과 임시자금대출(브릿지론)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GM 측은 실사가 막바지 단계를 맞게 되는 다음달 27일 한국GM에 4억5,000만달러(약 4,800억원)의 자금 수요가 발생하는데, 본사에서도 한국GM에 대출할 테니 산은 역시 지분(17.02%)만큼 대출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 회장은 “실사 중간 보고서를 받아볼 시점이니 윤곽이 드러났다고 판단되면 약 800억원을 대출해줄 것”이라며 “GM이 한국GM에 대출할 때 적용하는 담보, 이자율 등과 동일한 조건으로 돈을 내줄 것이고, 실사 이후 GM이 신규 자금을 내놓으면 자동으로 돈이 회수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사용처에 대해선 “5월 초 본계약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자금의 성격인 만큼 어떤 용처든 상관없다”며 “본계약을 못하면 담보권을 실행해서 회수하면 된다”고 답했다.
오는 30일 자율협약 만기를 앞두고 있는 금호타이어와 관련해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5,000여명 임직원 가족의 삶이 걸린 문제인데 노조 일부 집행부가 찬반투표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대화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또 이 회장은 “노조와 직원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미래위원회(가칭)를 설립해 이익공유제를 도입하는 등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에선 타이어뱅크 외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의향이 있는 국내 기업이 더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은은 지금까지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를 상대로 한 해외 매각 추진 등을 이유로 세 차례 채권 만기를 연장해준 바 있는데, 노조는 이번에도 국내 기업과 협상을 위해 자율협약 및 채권 만기를 연장해주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정상화는 중국공장을 살리는지 여부가 관건인데 더블스타 외에 이를 실행할 기업은 없다”며 “30일이 되는 순간 금호타이어는 산은의 손을 떠나 기계적으로 처리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4월 2일 돌아오는 수백억 원의 어음을 처리하지 못해 부도 처리가 되면 상장폐지와 법정관리 등을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회장은 “청와대, 정치권의 압박이 있어도 더는 세금으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지원은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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