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의기] 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가 마침내 정상에 오르며 ‘무관의 한’을 풀었다. 선수들과 감독ㆍ코칭스태프들은 모두가 염원했던 ‘첫 별’을 달기 위해 하나로 똘똘 뭉쳤고 디펜딩챔피언 IBK기업은행을 3-0으로 완파하는 저력을 만들어냈다.
도로공사는 27일 경기도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5전 3선승제)에서 세트스코어 3-1(26-24, 25-16, 21-25, 25-12)로 승리를 거뒀다. 앞선 1, 2 차전에서 승리를 따낸 도로공사는 내리 3연승으로 단숨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7-2018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도로공사는 첫 챔프전 우승을 통합 우승으로 화려하게 장식하며 왕좌의 자리에 올라섰다.
여자부 6개 구단 가운데서 유일하게 챔프전 우승이 없었던 도로공사에게는 늘 ‘무관 딱지’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던 세 시즌(2005시즌, 2005-2006시즌, 2014-2015시즌)에서 챔프전에 진출했지만 내내 정상 문턱을 넘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특히 제작년 챔프전에서는 IBK기업은행에 3연패를 당했고 3경기 동안 1세트를 따내며 체면을 구겼다. 외나무다리에서 다시 조우한 도로공사는 설욕과 함께 유니폼에 꿈에 그리던 첫 별을 달았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단번에 통합 우승 자리까지 오른 도로공사의 저력에는 구단의 아끼지 않는 지원과 김종민(44) 감독의 지도력이 한 몫 했다. 평소에는 온화한 미소로 일관하다가도 선수들이 안일한 모습을 보이면 질책을 아끼지 않는 김 감독은 채찍과 당근으로 선수들을 이끌었다. 김 감독은 우승 직후 “작년에도 솔직히 결승은 갈 수 있는 전력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우리 팀의 문제점을 면밀히 관찰했다. 외국인 1명으론 우승할 수 없다고 판단해 박정아(25)를 영입했고 구단도 적극 도왔다”고 했다.
한국도로공사 배구단/사진=KOVO 제공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까지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었던 박정아를 FA로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고 이바나 네소비치(30ㆍ세르비아)를 외국인 드래프트 1순위로 품으며 막강한 쌍포를 구축했다. 박정아는 챔프 3차전 동안 총 70점을 올렸고 ‘우승 청부사’라는 수식어에 맞게 개인 통산 4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박정아는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를 뽑는 기자단의 투표 29표 가운데 무려 26표를 받으며 압도적으로 MVP에 등극했다.
리베로 임명옥(32)은 챔프전 직전 모친상을 겪고도 이틀 만에 훈련에 복귀하며 뒤에서 묵묵히 투혼을 발휘했다. 선수들과 감독도 챔프전 내내 검정 근조리본을 달고 하나로 똘똘 뭉쳤다. 김종민 감독도 “명옥이에게 하루를 더 쉬라고 했지만 훈련을 하겠다고 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선수들도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팀에 큰 힘이 됐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부임 두 번째 시즌 만에 정상에 오른 김 감독은 일찌감치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그는 “다음 시즌에는 분명히 변화는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이 많기에 내년에는 적극 기용할 생각이다”며 내년의 도로공사를 더욱 기대하게끔 했다.
김의기 기자 show9027@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김상수-오지환, 동갑내기 절친의 야구인생 걸린 2018년
[이슈+] 솔리드-동방신기-나얼, 레전드 돌아온 가요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