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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들 "김정은, 미국과 협상력 높이려 중국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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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들 "김정은, 미국과 협상력 높이려 중국 방문“

입력
2018.03.2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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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깜짝 방중 소식이 전해진 27일 한 시민이 서울역에 비치된 TV에서 흘러나오는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한국 언론에 비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던 미국 언론도 이날 밤늦게 ‘북한이 보험을 들고 싶어한다’며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을 비중 있게 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깜짝 방중 소식이 전해진 27일 한 시민이 서울역에 비치된 TV에서 흘러나오는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한국 언론에 비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던 미국 언론도 이날 밤늦게 ‘북한이 보험을 들고 싶어한다’며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을 비중 있게 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북측의 여러 가지 노림수가 깔린 행보로 2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보도에 신중했던 미 언론은 이번 방중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김정은 위원장일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의 가장 중요한 동맹이면서도 2011년 김 위원장 집권 이후 긴장이 고조돼 온 중국과의 관계를 복원해 이를 지렛대로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포석이라고 진단했다.

CNN은 ‘김정은은 왜 중국을 비밀리에 방문하려 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 위원장은 다가오는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장 가까운 동맹의 지원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자오퉁(趙通) 칭화대-카네기 세계정책센터 연구원은 CNN에 “평양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보험’을 들고 싶어한다”며 “북미정상회담이 매우 중요하지만 위험부담과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회담이 실패한다면 미국은 외교 실패로 선언하고 군사적 공격을 포함한 좀 더 강압적 접근법으로 옮겨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중국과의 관계가 미국의 군사옵션 개시를 막아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CNN은 역내 ‘피스 메이커’를 노리는 중국이 한반도 위기 해법으로 ‘쌍중단'(雙中斷ㆍ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동시 중단)을 제안해 온 상황에서 미국은 북한이 중국의 지원에 힘입어 쌍중단이나 그와 유사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하는 우회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 임명 등을 거론하며 “미국이 비핵화 대화에 앞서 한층 더 강경한 노선 쪽으로 기울어지는 가운데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 회복을 추구한다는 신호”라며 “북한으로서는 제재에 따른 경제적 혼란 상태에서 벗어날 길을 찾기 위해 장애물을 제거하는 게 시급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볼턴 내정자는 대북 선제공격까지 언급, 즉각적 핵무기 포기를 요구해 왔지만 김 위원장은핵 동결 및 무기 프로그램 해체를 시간을 두고 진행해 가면서 그 대가로 체제와 경제 보장을 얻어내려는 좀 더 장기적인 합의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WSJ은 또 무역전쟁으로 인해 미중 두 열강 사이에 긴장이 고조된 국면이 오히려 김 위원장에게는 새로운 외교적 기회를 제시하는 측면이 있다고 풀이했다. 최근 한반도 상황에서 열외로 취급 받았던 중국으로서도 이번 기회를 통해 미국과 그 동맹들에 여전히 자신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으며 어떠한 협상에도 포함돼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환기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김정은이 중국 방문을 통해 얻으려는 것’이라는 기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외교 행보는 예상 밖이라며 중국 방문을 통해 결과적으로는 중국을 ‘지렛대’로 활용해 기존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최소한 추가 제재를 막는 효과를 얻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편 미국 정부도 공식 확인은 하고 있지 않지만 김 위원장의 방중에 조심스럽게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자신은 김 위원장의 방중 보도를 확인할 수도 부인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북한과 (북미정상회담) 준비와 관련해 여러 면에서 최신 정보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도 김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해 중국을 방문한 인사가 누구인지 확인하지 않았다면서도 “분명히 대대적인 환영과 의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언론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이에 대해 듣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중국이 누가 방문했는지 발표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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