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정부가 탐사권을 따낸 서태평양 해저 광구(광물 채굴을 허가한 구역)의 경제적 가치가 3년 새 2배 가량 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면적의 5배에 이르는 광구에서 수입에 의존해 왔던 광물을 직접 캘 수 있어, 20년간 11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수산부는 2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유엔 산하 국제해저기구(ISA)와 ‘서태평양 마젤란 해저산 망간각 독점탐사광구’ 탐사 계약을 체결했다. 3년간 해당 구역 탐사 활동을 벌여온 해수부는 지난 2016년 7월 ISA로부터 독점 탐사권을 승인 받았고, 이날 공식 계약을 체결했다.
탐사권을 획득하는 동안 광구에 매장된 광물자원의 가치는 크게 올랐다. 광구 면적은 총 3,000㎢로, 코발트 니켈 구리 희토류 등 광물 자원이 함유된 ‘망간각’ 4,000만톤 가량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망간각은 수심 800m~2,500m에 위치한 해저산 경사면 표면에 붙어있는 얇은 층을 일컫는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삼일회계법인에 의뢰해 망간각의 톤당 금속 가격을 산출한 결과, 2015년 기준 449달러였던 망간각 가치는 2018년 1분기 기준 840달러로 2배 가까이 뛰었다. 연간 100만톤의 망간각을 생산했을 때 예상 기대 수익은 3억달러에서 5조5,000억달러로 증가했다.
최근 망간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도 호재였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경기 회복으로 2016년부터 철강의 원료인 망간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고, 망간이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로 쓰이면서 수요도 늘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본격적으로 채굴이 시작되면 20년 간 11조원의 광물 수입대체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손승규 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은 “(2년 전)광구 탐사권 승인 당시 총 6조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을 것으로 평가됐는데, 광물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수입대체효과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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