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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경 수사권 조정 국민 눈높이에서 수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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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경 수사권 조정 국민 눈높이에서 수용하라

입력
2018.03.27 19:4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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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가닥을 잡은 모양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박상기 법무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연초부터 여러 차례 만나 협의한 끝에 밑그림이 완성됐다고 한다. 수십 년에 걸친 과제인 수사권 조정 문제를 매듭짓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정부가 마련 중인 합의안의 골자는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와 경찰에 수사종결권 부여, 경찰의 인권침해 인지 시 검찰 송치 명령 등이다. 검찰의 영장청구권 문제는 헌법 사항이라는 이유로 논의에서 빠졌지만, 현행 유지 가능성이 크다. 이번 안대로 할 경우 경찰의 수사권 독립은 일정 정도 이뤄지는 셈이다. 조 수석도 27일 입장문을 통해 “경찰이 1차 수사에서 보다 많은 자율성을 갖고, 검찰은 사법 통제 역할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집중된 막강한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는 시대적 흐름과 부합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방향이다.

문제는 검찰과 경찰 등 당사자들의 수용 여부다. 특히 자신들의 권한을 일부 내놓을 수밖에 없는 검찰의 반응이 관건이다. 들리는 바로는 수사권 협의 과정에서 박 장관이 검찰 수뇌부와의 의견 조율이나 논의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한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지난 13일 국회 사법개혁특위에 출석해 검찰의 수사 지휘ㆍ종결권을 경찰에 넘기는 데 대해 “국민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수사권 조정이 지나치게 정치화한 검찰의 권한 분산 필요성에서 제기됐다는 점에서 문 총장의 발언은 조직이기주의 측면이 강하지만, 그래도 검찰 의견을 아예 배제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취지나 명분만으로 강행할 만큼 단순하지 않다. 검찰과 경찰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선 사안이다. 김대중ㆍ노무현ㆍ이명박 등 역대 정부에서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실패한 사례가 이를 말해 준다. 검찰과 경찰의 불만을 달래며 합의안을 도출하기까지는 의견 수렴과 반발 설득 등 지난한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검찰도 기득권 유지에 급급할 게 아니라 국가 공권력 차원의 권한 분산과 균형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한다. 인권과 수사력 차원에서 경찰에 대한 우려를 이해 못할 바 아니나 그것은 그것대로 풀어야지 검찰개혁 유보의 핑계일 수는 없다. 이번에도 수사권 조정이 검경 간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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