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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구요'의 강산에도 평양행... 싸이 합류는 불발

입력
2018.03.27 17:2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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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평양 공연에 합류하는 가수 강산에. 한국일보 자료사진
다음달 평양 공연에 합류하는 가수 강산에. 한국일보 자료사진

“눈보라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 가보지는 못했지만…”

분단의 아픔을 담은 노래 ‘…라구요’를 부른 가수 강산에도 평양에 간다.

‘봄이 온다’는 제목으로 다음달 열리는 ‘남북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에 가수 강산에와 피아니스트 김광민이 합류한다. 기대를 모은 가수 싸이의 합류는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평양에서 태권도 시범 공연도 열린다. 황성운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대변인은 27일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이 같은 공연 세부 계획을 공개했다.

한국 예술단은 4월 1일 오후 동평양대극장에서 약 2시간 동안 단독 공연을 펼친다. 3일 오후엔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역시 약 2시간에 걸쳐 남북한 합동 공연이 열린다. 동평양대극장은 1,500석 규모, 류경정주영체육관은 1만2,000석 규모다. 남북 합동공연 리허설은 2일 평양에서 진행된다. 평창동계올림픽 때에 이어 태권도 공연 교류도 이뤄진다. 1일엔 평양태권도전당에서 한국 태권도 시범단이 단독 공연을 하고, 2일엔 평양대극장에서 남북한 합동 공연이 열린다.

공연단은 서해직항로로 북한을 오간다. 공연 준비팀인 선발대 70여명은 이달 29일 오전 김포공항에서 출국한다. 이스타항공의 여객기 1대와 에어인천의 화물기 1대가 뜬다. 정부 입찰로 민간 저비용항공사의 전세기가 선정됐다. 공연단장인 도종환 문체부 장관을 비롯한 본진도 31일 같은 전세기를 타고 평양 순안공항에 내린다. 공연단은 4월 3일 밤 평양을 출발해 다음날 새벽 인천공항에 내릴 예정이다. 평양 체류 기간엔 고려호텔에 묵는다. 항공료와 인건비, 무대 설치비 등은 남북협력기금으로 충당한다. 숙식비. 교통비를 비롯한 공연단의 평양 체류비는 북한이 부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2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우리 정부가 관련 비용을 냈다.

방북 공연단이 민간항공기를 이용하는 것은 북한 핵 도발에 따른 대북 제재 조치를 어기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황 대변인은 “관련 협의를 관계국과 원활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공연 세부 내용은 북한과 계속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싸이의 공연 참석을 요구했으나, 북한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싸이의 공연이 지나치게 파격적이기 때문이라는 분석과 북한의 ‘존엄’과 관련한 문제라는 해석이 나왔다. 강산에가 ‘…라구요’를 부를 것인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한국 예술인의 대규모 평양 공연은 2002년 9월 ‘MBC 평양특별공연’ 이후 16년만이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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