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코발트, 희토류 등 유용한 광물자원이 매장된 서태평양 해저 광구(광물 채굴을 허가한 구역)를 독점 탐사ㆍ채굴할 수 있는 권한을 따냈다. 서울 면적의 5배에 이르는 광구에서 수입에 의존해왔던 광물을 직접 캘 수 있어 20년 간 11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게 될 전망이다.
해양수산부는 27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유엔 산하 국제해저기구(ISA)와 ‘서태평양 마젤란 해저산 망간각 독점탐사광구’ 탐사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우리나라는 2013~15년 6차례에 걸쳐 해당 광구를 사전 탐사하고 재작년 7월 ISA로부터 독점탐사권 승인을 받았고, 이번에 공식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우리나라가 공해 및 태평양 도서국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보유하게 된 독점탐사광구는 5곳(총 면적 11만5,000km2)으로 늘었다. 정부는 앞으로 광구를 독점 탐사하고 2033년 탐사 지역 가운데 3분의 1 면적(1,000㎢)에 대한 개발권을 최종 획득할 예정이다.
이번에 계약을 체결한 광구의 면적은 총 3,000㎢로, 코발트 니켈 구리 희토류 등 광물 자원이 함유된 ‘망간각’ 4,000만톤가량이 이 지역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망간각은 수심 800m~2,500m에 위치한 해저산 경사면 표면에 붙어있는 얇은 층을 일컫는다. 특히 망간각에 많이 함유된 코발트는 주로 항공기 엔진, 의료기기 등 첨단산업 소재로 쓰여 부가가치가 높은 광물이다. 희토류 역시 광학렌즈, 전기자동차 배터리, 액정표시장치(LCD) 등 첨단산업 소재 생산에 필수적인 금속이다.
광구에서 연간 100만톤의 망간각을 채굴한다고 가정하면 20년 간 11조원의 광물 수입대체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전망이다. 손승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은 “(2년 전)광구 독점탐사권 승인 당시 총 6조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가 있을 것으로 평가됐는데, 광물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수입대체효과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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