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등록 10년 만에 30배 늘어
카라반ㆍ모터홈 등 고가 완성차에
버스ㆍ트럭 개조 알뜰 캠핑카까지
국내 고급모델은 ‘쏠라티’ 꼽혀
봄철을 맞으면서 주말에 야외 캠핑장을 향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가족들과 당일치기를 하기엔 짐을 실을 공간이 넉넉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텐트와 조리기구를 싣고 산뜻하게 출발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런데 최근엔 당일치기보단 아예 주말 이틀 내내 캠핑장은 물론 산이나 바다 등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명 ‘집시족’도 많아지고 있다. 야외에서 생활하면서도 집처럼 편리함과 안락함을 찾다 보면 점점 더 장비가 늘어나게 되고 결국 SUV로도 부족함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 순간 구입을 고민하게 되는 자동차가 바로 ‘캠핑카’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캠핑카 등록 대수는 지난해 6월말 기준 9,231대로, 2007년 346대에서 10년 만에 30배 가까이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캠핑 카는 60대 이상의 노부부들이 은퇴 후 취미생활로 즐기는 차로 인식됐다”며 “하지만 캠핑 문화가 발달하면서 주 고객층이 30대까지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캠핑카에 관심을 갖는 국내 고객들이 늘면서 전시회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한국무역협회가 지난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한 ‘2018 서울국제스포츠레저산업전에선 카라반(운전석과 독립된 구조의 캠핑카), 모터홈(운전석과 주거공간이 통합된 캠핑카) 등 다양한 종류의 캠핑카들이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시회에 참여했던 성우모터스 관계자는 “올 4월 출시 예정인 스타렉스 베이비 캠핑카를 전시해 큰 관심을 받았다”며 “이 차는 샤워부스는 물론 2층형 침대도 갖추어 편안한 주거공간을 완성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캠핑카 가격이 4,000만원에서 2억원에 달해 아직은 대중화하기에는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이런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중고차 박람회 '부카 2018' 에선 중고 캠핑카와 캠핑 애호가를 연결하는 행사가 열리기 했다.
정부가 2014년 6월 11인승 이상 승합차의 캠핑카 개조를 허용하면서 미니버스 같은 중고차를 사 개조하는 이들도 많다. 마을버스 크기인 경우 2명이 잘 수 있는 공간 외에 주방과 욕실, 히터까지 갖출 수 있다. 개조 비용은 4,00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캠핑카는 종류도 많고 주의사항도 천차만별이어서 각자의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모터홈의 경우 운전석이 있는 동력부와 침대, 주방 등이 일체형으로 만들어진 차다. 승합차의 운전석 뒷부분을 주거 공간으로 개조한 차로 보면 된다. 자동차 자체가 캠핑카여서 기동성이 좋다. 7인 승합차를 개조한 건 2종 보통 운전면허, 9인승은 1종 운전면허가 있어야 한다. 카라반은 엔진이 없는 분리된 주거공간을 견인차로 연결해서 끌고 다니는 형태다. 대부분 카라반은 모터홈보다 크기가 커 침대와 소파, 화장실, 싱크대, 샤워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 무게 750㎏ 이하의 카라반은 기존 일반 운전면허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750㎏ 초과 시에는 트레일러 면허를 따로 취득해야 한다. 트럭 캠퍼는 트럭의 짐칸에 캠핑 시설을 실을 수 있도록 한 것을 말한다. 국내에는 현대차 포터 등에 실을 수 있는 트럭 캠퍼가 판매 중이다. 모터홈은 차를 일상적인 용도로 사용하기 어렵고, 카라반은 별도의 견인차로 관리해야 하는 단점이 있는데, 트럭 캠퍼는 이 양자의 장단점을 절충한 모델이다.
국내에서 현재 국산 캠핑카 중 가장 고급 모델로 현대차가 2016년 출시한 프리미엄 미니버스 ‘쏠라티’가 꼽힌다. 쏠라티엔 ▦샤워부스가 설치된 화장실 ▦가스레인지를 포함한 싱크대 ▦에어컨 등이 설치됐고, 특히 캠핑지에서 고급 펜션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와인 보관함과 19인치 모니터 등도 적용됐다. 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전기인데 난방과 조리, 전등까지 캠핑카는 전력 소모량이 많기 때문이다. 쏠라티는 캠핑족들의 이런 걱정을 덜기 위해 해가 있는 동안 태양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 충전판, 차량 내부 보조배터리 등을 추가로 장착했다. 다만 가격이 1억원이 넘어 구매하기에 부담스럽다. 현대차 관계자는 “쏠라티는 다양한 고객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 모델"이라며 "프로모션 활동을 통해 고객들의 눈높이를 맞춰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