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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미친 개” 해명에 경찰 ‘팩트체크’로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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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미친 개” 해명에 경찰 ‘팩트체크’로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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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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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경찰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앞서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울산경찰청을 향해 원색적 비난을 했으며 경찰 내부에서 이에 반발이 일며 파문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경찰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앞서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울산경찰청을 향해 원색적 비난을 했으며 경찰 내부에서 이에 반발이 일며 파문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미친개’ 발언으로 경찰의 반발을 산 자유한국당이 진화에 나섰으나 오히려 더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의 긴급 기자회견이 팩트 공격을 받게 된 것이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인 송철호 변호사와 수 차례 만나고, 한국당 소속 김기현 울산시장의 지방선거 공천이 확정되는 날 울산시청 압수수색을 강행했다며 정치공작 의혹을 제기했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22일 “경찰이 급기야 정신줄을 놓았다.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논평했다. 같은 당 홍준표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수 검찰의 사냥개 노릇도 견디기 힘든데 수많은 경찰이 떼거지로 달려든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끔찍하다”면서 경찰의 숙원인 수사권 조정 당론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압수수색 영장은 검찰과 법원의 판단을 거쳐 나오는 것이지 경찰이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경찰 현안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 송철호 후보보다 김기현 울산시장을 더 자주 만났다는 내용이었다.

경찰관들의 1인 시위와 성명 등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김성태 원내대표가 사태 수습을 위해 26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황 청장이 자신을 겨냥한 장 수석대변인의 논평에 대해 조직 전체가 모욕을 당했다고 침소봉대하며 일선 경찰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 청장에게 초점을 맞추려고 한 것인데, 이번에는 경찰의 팩트 폭격이 이어졌다.

경남 지역에 근무하는 경찰관 양모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자유한국당 반박 글. 페이스북 캡처
경남 지역에 근무하는 경찰관 양모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자유한국당 반박 글. 페이스북 캡처

경남 지역에 근무하는 경찰관 양모씨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연 황 청장이 선동했다는 주장이 사실일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번 일들을 시간 순서로 배열해 사실 관계, 선후 관계를 따져보자는 것이다.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2일 오전 10시쯤 - 장제원 수석대변인의 ‘미친개’ 발언

▲23일 오전 10시50분 – 한 경찰관이 경찰 내부게시판에 ‘돼지 눈으로 보면 이 세상이 모두 돼지로 보인다’는 무학대사의 경구 인용하면서 ‘우리는 미친개가 아니라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라고 적힌 종이 피켓을 들고 찍은 인증사진 게재. 이후 인증사진 릴레이

▲같은 날 오전 11시 – 경찰 온라인 커뮤니티 ‘폴네티앙’, 장 대변인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입장문 배부

▲25일 새벽 – 황운하 청장, 페이스북에 반박 글 게재

양씨는 “결론을 말하면 장 대변인의 망언이 보도된 다음날부터 일선 경찰관들은 자발적으로 인증샷 릴레이를 펼쳤고,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황 청장의 공식 해명은 이로부터 이틀 후에 게재됐다”면서 “황 청장이 일선 경찰을 선동하고 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망언 이후 일선 경찰관들은 분해서 며칠 째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다. 진정성 있는 사과가 먼저다”라고 덧붙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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