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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왕세제 온가족 환대 받고 사막 투어 배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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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왕세제 온가족 환대 받고 사막 투어 배려까지

입력
2018.03.2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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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에게 최고의 대접 베푼 UAE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국립극장에서 열린 '한-UAE 문화교류 행사'에서 행사 관계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아부다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국립극장에서 열린 '한-UAE 문화교류 행사'에서 행사 관계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아부다비=연합뉴스

“왕세제가 베풀어준 최고의 환대에 감사 드린다. 이건 저 개인에게 주는 환대일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에게 주는 환대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의 사저인 씨팰리스(바다궁)에 초청 받은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앞서 바라카 원전 준공식을 다녀오는 길에는 사막 체험도 했다. 25일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사막을 가보고 싶다고 하자 모하메드 왕세제가 헬기와 차량 등을 내준 덕분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15분부터 한 시간 가량 바다궁을 방문해 친교 시간을 가졌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등이 사저에 도착하자 모하메드 왕세제는 가족들과 함께 현관에서 맞았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아랍 국가에서는 아주 가까운 지인이나 친지들조차 가족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왕세제가 대통령 부부를 초청해 자신의 가족들과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친교 시간엔 왕세제의 세 딸이 직접 커피포트를 들고 오거나 쟁반에 주스를 담아와 대접했다고 한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결혼한 지 4~5년 만에 지은 집이고 거의 30년이 돼 가는데 이 집에 지금 우리 가족이 모두 살고 있고 손주만 13명”이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 집에 와서 가장 부러운 것은 집이 아름다운 것도 있지만 온가족이 모두 함께 거주하는 것”이라며 “저도 아들딸 손주 2명이 있는데 대통령이 되고 난 뒤 가장 아쉬운 것은 아이들과 손주들을 자주 못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모하메드 왕세제는 “다음에 오실 때는 혼자만 오시지 말고 자녀 손주분들도 함께 데리고 와 달라”라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상대 나라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알라가 모든 것을 다 주지는 않는 것 같다. UAE에게는 석유를 주었지만 물은 주지 않았고, 한국에게는 아름다운 자연을 주었지만 석유는 한 방울도 나지 않는다”며 “부족한 것을 극복해내는 것은 지도자의 리더십과 국민의 열정, 노력이다. 양국관계를 잘 살려내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한국의 발전은 교육과 근면함으로 이뤄졌다. 바라카 원전을 가보면 한국인들이 얼마나 근면한지 알 수 있다. 한국인들이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체력단련을 하고는 한다. UAE 국민들도 바라카에서 한국인들과 어울리며 한국인들을 닮아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대통령은 모하메드 빈 자이드라는 이름의 좋은 친구를 얻을 것이고 한국은 UAE라는 이름의 동맹을 갖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고, 문 대통령은 “저와 왕세제 두 사람의 개인적인 친구관계뿐 아니라 두 나라가 아주 친한 친구가 돼 미래에 함께 걸어가길 바란다”고 호응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바라카 원전 방문 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아부다비에서 내륙 쪽으로 170㎞ 떨어진 신기루성 근처 사막을 2시간 가량 체험했다. 문 대통령 일행은 모하메드 왕세제가 내준 헬기 두 대, 차량 수십여대 등을 이용해 20분 가량 사막 한복판으로 이동한 뒤 모래구릉으로 올라갔다.

문 대통령을 수행했던 UAE 에너지부 장관이 “모래가 아주 뜨겁다. 하지만 우리 아랍인들은 건강을 위해 맨발로 걷기도 한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그러면 한 번 해보죠”라며 신발과 양말을 벗고 뜨거운 모래 위를 5분 정도 걷고 김정숙 여사와 기념사진도 촬영했다고 김의겸 대변인은 전했다.

이어 매사냥과 사냥개 사냥을 구경했고 신기루성에서 왕세제가 보내준 음식과 악기 연주를 즐기기도 했다. 에너지 장관은 특히 새끼양 요리를 보여주며 “아랍에서는 귀한 손님이 왔을 때 동물을 훼손하지 않고 통째로 구워 손님에게 내놓는다. 그건 우리가 손님에게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우리의 마음을 그대로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걸프 왕정국가에서 방문 영부인에 대한 환대도 이례적이었다. 왕세제 모친이자 UAE 국모로 추앙 받는 75세의 파티마 여사는 25일 김정숙 여사에게 특별 오찬도 제공했다. 이 자리에는 왕실 며느리 등 40명을 참석시켰는데 “더 많은 사람들을 참석시키고 싶었으나 자리 문제로 고르고 골라 40명으로 줄였다”는 언급도 있었다고 한다. 또 파티마 여사는 “UAE에서는 외교 국방 분야에서도 여성들이 많다. 앞으로 모든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고, 김 여사는 “(아랍권에서는) 여성들이 정치와 사회 참여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UAE 내각에 여성장관이 30% 이상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파티마 여사의 여권 신장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아부다비=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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