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오경석 시승기] 프랑스의 정서와 아집을 담아낸 매력적인 SUV, 푸조 3008 GT라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오경석 시승기] 프랑스의 정서와 아집을 담아낸 매력적인 SUV, 푸조 3008 GT라인

입력
2018.03.27 07:44
0 0
프랑스 회사, 발레오에 근무하는 오경석 과장이 프랑스의 푸조 3008 GT라인을 시승했다.
프랑스 회사, 발레오에 근무하는 오경석 과장이 프랑스의 푸조 3008 GT라인을 시승했다.

프랑스의 자동차 부품 업체, 발레오 오토모티브의 자동차 전동화 부품 영업 담당인 오경석 과장이 프랑스 브랜드가 개발한 차량을 마주하게 되었다. 프랑스와 한국이라는 단어로 이번 시승을 소개한 그는 ‘그렇게 좋다는 프랑스의 핸들링’을 느껴보겠다면 흥미 가득한 표정으로 3008 GT라인의 시트에 몸을 맡겼다.

과연 그는 3008 GT라인을 어떻게 평가할까?

*아래는 오경석 과장의 푸조 3008 GT라인에 대한 소감을 각색했습니다.

프랑스 회사에 다니는 한국인 직원이 프랑스의 차량을 한국에서 타게 되었습니다. 총평을 이야기하자면 좋았습니다. 시승을 하면서 늘 ‘매번 기대했다’는 말을 해왔는데 이번에도 무척 기대를 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는 참 즐거운 시승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차량 곳곳에서 프랑스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고 또 뛰어난 ‘불란서 핸들링’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이면에는 프랑스 특유의 아집과 같은 요소들도 확인할 수 있어 ‘프랑스를 제대로 맛본 기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하나하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감각적이지만 조금은 소심한 디자인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푸조 3008 GT라인의 디자인에 만족할 것 같지만 저는 사실 3008 GT라인의 모든 요소에서 외관 디자인이 가장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1980~2000년대의 푸조 디자인과 비교한다면 지금의 디자인은 정말 매력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임을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차량의 디자인에 있어서 무언가 소심하고 조심스럽게 고민하는 모습이죠.

실제로 담백하지만 제법 고급스럽게 구성한 프론트 그릴이 전면의 중심을 잡아줬는데 날카로운 혹은 고급스러움 그리고 또는 ‘독특함’ 중에 그 무엇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한 것 같은 헤드라이트가 그 매력을 깎아 내리는 모습이에요. 개인적으로는 ‘렉서스의 눈치를 봤나?’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그래도 측면이나 후면을 보면 또 그들 나름대로의 스타일이 돋보입니다.

측면에는 기존 차량 디자인에서는 사용하지 않던 부분에 크롬 요소를 더한 것이 눈길을 끌며 후면에서는 며칠 전 공개개한 508은 물론이고 최신 푸조의 차량에 적용된 특유의 디자인 요소를 대거 부여하며 브랜드의 컬러를 살리는 모습입니다.

프랑스의 감성과 아집이 담긴 공간

실내 공간은 예쁘고 또 예쁘죠. 그리고 하나씩 살펴보면 푸조, 그리고 나아가 프랑스 특유의 감성이나 그들만의 정서 혹은 아집이라 불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작은 스티어링 휠과 깔끔한 계기판 등이 중심이 되는 i-콕핏은 상당히 매력적이네요.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건 역시 전체적인 구성과 센터페시아의 디자인이었죠. 구성이나 각 디자인 요소로 보았을 때에는 클래식하면서도 미래적인 감성을 동시에 담고 있었죠. 물론 디자인적인 제한으로 인해 일부 기능들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조작 등이 뒷받침되지만 이는 ‘예쁜 센터페시아’라는 결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겠네요.

잠깐, 여기서 회사 이야기를 조금 할까 합니다. 푸조 3008 GT라인에 적용된 디퓨저 기능은 사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발레오에서 공급하고 있는 제품입니다. 이를 기억해주세요. 어쨌든, 저는 이 디퓨저 기능이 3008 GT라인에 적용된 점이 정말 대단한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사실 이 기능이 들어가며 제품 생산 단가가 높아지고 또 이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센터페시아 안쪽 디자인을 모두 뜯어고쳐야 합니다.

게다가 하나의 향이 아닌 세 개의 향을 마련한다는 점 역시 코스트 상승의 이유가 되겠죠. 게다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향후 디퓨저 카트리지의 공급 및 유지 등을 고려한다면 ‘감히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선택’이 됩니다. 만약 제가 개발 총괄자였다면 절대 이 기능을 탑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디퓨저 기능을 탑재한 푸조의 선택은 정말 대단한 거죠.

그리고 직물에 대해 역시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거 같은데 저는 이 부분이 참 좋아요. 사실 실내 공간에 이렇게 다양한 소재를 섞는다는 건 생산 부분에서 원가가 상승하는 요인이고 분명 몇 년 후에는 오염이나 먼지 등으로 조금 고민이 될 일은 있을 거에요. 하지만 프랑스의 아집, 확실하죠. 그들이 만들고자 했던 공간의 미학이나 만족감은 제대로 드러낸 모습이죠.

참고로 공간에 대해서는 컴팩트 SUV로서는 충분한 수치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중인 폭스바겐 티구안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입니다.

즐거운 시간이 된 푸조 3008 GT라인의 드라이빙

푸조 3008 GT라인의 모습을 충분히 살펴보고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습니다. 주행을 하며 처음으로 들었던 생각이 바로 엔진에 대한 만족감이었습니다. 처음에 엔진에 대한 제원 등을 제대로 알지 않은 상태에서 시동을 걸었는데 꽤 소리는 좀 나는 편이지만 진동은 무척 억제가 잘되는 편이라 ‘조금 시끄러운 가솔린 엔진인가…’라고 생각했죠.

디젤 엔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바로 보닛을 열어보고 사실을 확인할 정도였죠. 어쨌든, 정숙성을 정말 잘 잡은 디젤 엔진에 만족하며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았습니다.

엔진의 출력은 120마력, 30.6kg.m의 토크를 내는 어쩌면 평범한 디젤 엔진입니다. 발진 가속 상황에서 차량의 움직임은 조금 가벼운 편이지만 가속력이나 펀치력이 아주 풍부한 편은 아니고, 딱 1.6L 디젤 엔진의 수준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국내 시장에 가장 적합하면서도 보편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겠네요.

엔진과 호흡을 맞추는 아이신 6단 자동 변속기는 상당히 매력적이었어요. 변속 속도는 아주 탁월한 건 아니지만 상황에 따른 변속과 변속에 따른 피드백이 상당히 매력적이었죠. 덕분에 다양한 주행 상황에서도 능숙하고 또 편안한 주행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핸들링은 탁월했습니다. SUV가 원래 전고가 높고 또 지상고가 높기 때문에 다이내믹한 움직임을 기대하는 건 어렵죠. 3008 GT라인 역시 아주 다이내믹한 움직임을 선사한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거동이나 코너링의 한계도 두루두루 준수한 편이었고 스티어링 휠과 시트를 통해 운전자에게 전해지는 그 만족감은 무척이나 뛰어난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아쉬움이 있다고 한다면 코너링 도중 범프 현상이 발생할 경우 타이어의 그립 문제인지 차량 거동이 다소 불안해진다는 점이죠. 다만 이 부분은 일반적인 차량에게도 당연한 일이고 되려 운전을 하면서 3008 GT라인에게 엄청난 기대를 하게 되며 아쉽게 두드러지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앞서서도 언급했지만 전고가 높은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운전자는 코너 앞에서 전고를 고려하지 않고 차량을 언제든 즐겁게 ‘던질 수 있는’ 차량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코너로 던져진 3008 GT라인은 매끄럽게 코너를 돌아 나오죠. 이런 움직임은 흔히 경쾌한 셋업이 돋보이고 ‘잘 만들어진 전륜 차량’의 움직임인데 이를 3008 GT라인이 성공적으로 과시한 셈이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점이 바로 스포츠 버튼 입니다. 사실 도심형 그리고 대중적인 SUV이기 때문에 이 스포츠 버튼으로 차량이 달라지는 건 크지 않습니다. 다만 이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발생되는 사운드 제네레이터의 가상 사운드가 마치 V8 엔진의 거칠고 강렬한 감성을 전하며 달리는 즐거움을 더욱 강조하더군요. 처음에는 ‘굳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주행을 하면서 ‘이 기능 참 매력적이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굳이 독일차가 필요한 게 아니라면..

푸조 3008 GT라인을 타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굳이 독일차를 사고 싶은 게 아니라면 푸조 3008 GT라인은 참 좋은 선택지다’라는 것 입니다.

사실 차량에 적용된 기술 및 개발 배경 등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프랑스의 차량이 한국의 지형이나 한국의 주행 환경에 더욱 적합한 차량이거든요. 한국의 운전자들이 지나치게 수치나 브랜드에 대한 밴드왜건 성향이 줄어든다고 한다면 푸조의 차량들과 3008 GT라인은 조금 더 매력을 느낄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무게 중심이 낮은 푸조도 한 번 경험해보고 싶네요.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 오경석 객원기자(발레오 오토모티브 코리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