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구공항특집] 대경 그랜드플랜 ‘비전만리’ 연재를 시작하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대구공항특집] 대경 그랜드플랜 ‘비전만리’ 연재를 시작하며

입력
2018.03.26 18:12
0 0

지역 미래 기획을 위한 ‘끝장토론’

더 행복한 지역의 삶 열리길

대구시 전경. 대구시 제공
대구시 전경. 대구시 제공

신 도시국가시대. 도시는 더 이상 국가의 하위 범주가 아니다. 한 도시는 자신의 역량과 브랜드로 다른 도시와 직접 겨룬다. 대구는 서울과 도쿄를 거치지 않고 오사카로 간다. 상하이, 다낭, 대만, 홍콩과 직통할 때 대구는 축(hub)이다. 다른 도시는 바퀴살(spoke)이다. 축과 바퀴살(hub & spoke)의 관계는 철저히 힘의 역학관계다.

26년째 전국 최하위인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수치는 현실이자 상징이다. 대구는 오랫동안 상대적 위상의 추락을 겪어 왔다. 불가피한 측면보다 자초한 측면이 더 크다는 반성이 일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시행’에 더해 ‘착오’도 있었다. 오래된 얘기지만 ‘돈을 퍼부어도 되지 않는다’는 밀라노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을 수도, 많을 수도 있을 것이다.

상황은 좀처럼 반전의 계기를 맞지 못하고 있다. 상황은 스스로를 잠식한다. 중앙 부처에 일했던 사람으로부터 ‘대구 쪽 기획에는 세목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다른 쪽 기획서가 10장이라면 대구는 3장이란다. 일부의 얘기였지만 흘려 들을 수 없는 지적이었다. 기획력의 부족은 문제의식의 부족이고 상상력의 부족이다.

오랫동안 ‘권력의 중심’이었던 대구는 그 동안 ‘줄 서는 실력’ 말고 상상력과 ‘진짜 실력’을 키우지 못한 것은 아닌가. 시대는 바뀌었고 더 바뀌고 있다. 권력의 눈치를 살피고, 윗사람의 지시대로만 움직이고, 차이와 합리적 이의제기와 발랄한 상상력의 여지를 봉쇄하는 한 ‘따지면 찍히는’ 거대한 카르텔 속에서 대구의 실력은 GRDP 수준을 넘을 수 없다.

솔직히 인정하자. 이제 대구는 ‘권력의 중심’도 뭐도 아니다. 대구는 중심이 아니라 변방이다. 대구ㆍ경북은 오로지 대구ㆍ경북의 지혜와 실력으로 미래를 개척해 가야 할 뿐이다. 정보ㆍ물류ㆍ투자가 축과 바퀴살의 네트워크로 이합집산하는 4차산업혁명이 닥쳤다는 소식 요란하다. 강고한 현실의 제약 조건 속에서도 현재의 상황을 파악하고 발 빠르게 미래를 기획하는 일이 생존의 문제로 닥친 것이다. 축이 될 것인가, 바퀴살이 될 것 인가. 지금은 기획과 아이디어와 상상력의 싸움이다. 선택은 정해져 있다. 여기서 대구ㆍ경북이 다시 변방으로 밀려난다면 지역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대구한국일보는 창립 2주년 특집으로 ‘대경 그랜드플랜 비전만리’ 연재를 시작한다. 대구ㆍ경북의 미래를 열기 위해 넘어야 할 주요 현안들을 ‘끝장토론’ 수준으로 분석하여 합의와 대안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유의미한 모든 쟁점에 대한 찬반 양측의 주장을 총정리하는 기획이다. 첫 번째 주제는 대구공항ㆍ군공항 이전 문제. 대구ㆍ경북이 지역을 넘어 동북아의 한 축(hub)이자 결절점(node)으로 도약할 기회다. 이번 기획이 대구ㆍ경북의 미래와 행복한 삶을 여는 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기대한다.

김윤곤기자 seoum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