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8주기인 26일 해군 훈련이 이례적으로 비공개로 진행되는 등 군 당국의 ‘로키(low-key)’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지나치게 북한을 의식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공군은 차세대 전투기 출고식 참석자 ‘급’을 상향 조정하며 ‘저자세’ 논란 무마에 나선 모양새다.
해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해군 1함대 사령부는 관할인 동해에서 해상기동훈련을 전개했다. 해당 훈련은 해군이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매년 서ㆍ남ㆍ동해에서 진행한 것으로, 북한 도발에 대한 응징 의지를 담고 있다.
훈련은 예년과 달랐다.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섰던 예년과 달리, 이번엔 구체적 훈련 일정은 물론 규모도 공개하지 않았다. 해군 관계자는 “희생 장병들에 대한 (추모의) 마음은 있지만,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 정해져 따로 공지를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이 대화 국면에 접어든 것을 고려해 긴장 상태를 야기하지 않으려는 조치로 풀이되나, 북한에 지나치게 저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기상 조건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규모는 대폭 줄었다. 2ㆍ3함대가 각각 관할하는 서ㆍ남해 훈련이 당일 오전 취소됐다. 지난해 훈련에는 20여척이 동원됐으나, 이번 훈련에는 약 10척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관계자는 “구체적인 훈련 규모를 밝힐 수는 없으나, 서ㆍ남해 훈련이 취소되면서 계획 대비 3분의 1 수준 규모로 훈련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미국에서 28일(현지시간) 열리는 차세대 F-35A 출고식에 서주석 차관이 정부대표로 참석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왕근 공군참모총장(대장) 대신 이성용 공군참모차장(중장)이 참석하는 것으로 계획이 변경되며, 정부가 참석자 ‘격’을 낮추면서 북한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상황에서다. 서 차관 참석 결정이 이러한 논란을 불식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그래서 나온다. 앞서 군 당국은 F-35A 출고식에 국내 취재진을 동행할 계획이었으나 취소했다.
출고식은 공군이 인수할 차세대 전투기 F-35A 1호기 생산을 기념하는 행사다. 서 차관은 방미 기간 엘렌 로드 미국 국방부 획득운영 차관과 맷 윈터 F-35 통합사업단장 등을 만나 한미 양국의 안보협력 강화 및 F-35A의 안정적인 전력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F-35A는 2021년까지 40대가 공군에 인도된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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