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트럼프와의 관계 인터뷰
대선 직전 침묵 조건 13만弗 받아
불법 선거자금 논란 등 파장 확대
멜라니아 출산 직후 부적절 관계
플로리다서 주말 함께 보냈으나
방송 직전 트럼프만 백악관으로
잇따른 성 추문 폭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수공방 신세로 몰리고 있다. 성인잡지 표지 모델 출신에 이어 포르노 배우까지 공중파 방송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폭로하자,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당분간 백악관이 아닌 플로리다 리조트에 머물기로 하면서다. 폭로전이 지속될 경우 두 사람의 별거도 장기전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 측이 폭로 여성에게 입막음용으로 건넨 합의금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가능성까지 제기해, 단순한 섹스 스캔들을 넘어 파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12년 전 트럼프 대통령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전직 성인 영상물 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38)는 25일(현지시간) CBS 방송 ‘60분’에 출연해 2011년 트럼프 대통령 측 인사로부터 협박을 당했다고 추가 폭로했다.
클리포드에 따르면 협박은 2011년 한 연예 주간지에 1만5,000달러(1,600만원)를 대가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밝힌 직후 가해졌다. 자신의 딸과 피트니스 수업에 가려고 주차장에 있던 클리포드에게 정체불명의 한 남성이 다가와 “트럼프를 내버려둬라, 그 이야기는 잊어 버리라”고 말했다. 또 딸을 향해선 “만약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참으로 애석하겠구나”라고 겁을 주고 사라졌다는 것이다.
클리포드는 2016년 미국 대선을 불과 11일 앞두고 연락해 온 당시 트럼프 후보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헨으로부터 13만달러(1억 4,000만원)를 받고, 관련 사안에 침묵키로 한 것도 신변 위협과 공포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헨은 13만 달러가 개인자금으로 트럼프 캠프 측과 무관하다고 해명했지만, CBS는 불법 선거자금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클리포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일회성’이었다고 떠올렸다. 2006년 당시 TV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 진행자였던 트럼프 대통령을 유명 골프대회에서 처음 만났고, 호텔 스위트룸으로 초대를 받아 저녁 식사를 한 뒤 “육체적으로 끌리지 않았지만 전적으로 동의 하에” 성관계를 맺었다고 인정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너는 내 딸(이방카)을 생각나게 하는 똑똑하고 아름다운 여자”라고 치켜세웠다고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60세였고, 클리포드는 이방카보다 2살 연상으로 27세였다. 이 시기는 결혼 2년 차에 접어든 멜라니아 여사가 막내 아들 배런을 출산한 지 3개월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멜라니아와) 방도 따로 쓰고, 물건도 각자 따로 쓴다”는 말도 했다
이 방송이 나갈 즈음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1,000마일(1,609㎞) 떨어진 곳에 따로 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두 사람은 지난 23일 봄방학을 맞은 아들 배런과 함께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를 찾아 주말을 보냈으나, 방송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으로 돌아온 반면 멜라니아 여사는 현지에 남았다.
트럼프 부부의 냉기류는 출발 전부터 예고됐다. 또 다른 성추문의 상대방인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전 모델 캐런 맥두걸(47)이 22일 “트럼프 대통령과 사랑하는 사이였다”고 CNN 방송 인터뷰에서 밝힌 게 불씨가 됐다. 10개월 간 이어진 두 사람 불륜의 시작 역시 멜라니아가 아들 배런을 출산한 직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눈 내린 백악관을 배경으로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리트윗 하며 부부 관계에 이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 들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은 잇따른 성추문 폭로에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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