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시급한 구조개혁은 긴 노동시간과 낮은 노동생산성이다.”
제6차 OECD 세계포럼(11월27~29일 인천) 개최 준비 차 방한한 마틴 듀란(6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국장은 26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OECD 최대 규모의 학술 포럼인 OECD 세계포럼은 경제, 사회, 환경 등의 영역에서 삶의 질 향상 방안과 사회발전 정책 등을 모색한다. 제3차 부산 개최(2009년)에 이어 9년 만에 다시 국내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통계청도 공동 주최로 참여한다.
듀란 국장은 OECD에서 36년째 근무하고 있는 경제 전문가다. 특히 지난 8년 간 고용, 노동 분야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그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OECD 최고 수준인 여성의 근로시간을 줄여 일과 가정의 양립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청과 OECD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 여성 근로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0.6시간으로, 35개 OECD 회원국 중 터키 다음으로 높다.
그러나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선 반드시 노동생산성 향상이 수반돼야 한다는 게 듀란 국장의 주문이다. 그는 “2016년 한국의 노동 생산성(근로시간당 생산량ㆍ33달러)은 OECD 상위 50% 국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낮은 노동생산성은 결국 긴 노동시간으로 상쇄되고 있고, 이는 국민들의 ‘웰빙‘과 여성 고용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OECD 평균 청년 실업률이 개선되고 있는 반면 한국만 ‘역주행’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높은 대학 진학률을 원인으로 꼽았다. 듀란 국장은 “한국 고교생 중 직업전문고 재학생 비율은 2015년 19%로, OECD 평균(47%)에 훨씬 못 미친다“며 “고등교육기관(대학) 진학률도 2008년 83.8%에서 2016년 69.8%로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구조가 학업과 노동시장 간 불일치를 야기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듀란 국장은 “대기업(재벌)이 주도하는 수출 제조업 위주의 기존 성장 모델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중소기업과 벤처를 4차산업혁명의 원동력으로 만들어야 소득불평등도 함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인천=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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