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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영입도 불발… 한국당 내우외환 허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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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영입도 불발… 한국당 내우외환 허덕

입력
2018.03.26 17:1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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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결심하기엔 너무 늦었다”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

홍준표, 확대원내회의 열었지만

반홍 중진 의원들 대거 불참

제1야당 입지 갈수록 좁아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인난에 허덕이는 자유한국당이 서울시장 후보로 영입하려던 김병준 전 국민대 교수에게마저 26일 퇴짜를 맞았다. 홍정욱 전 의원, 이석연 전 법제처장, 오세훈 전 시장에 이어 네 번째 굴욕이다. 명색이 100석이 넘는 제1야당 간판인데도 영입을 시도했던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줄줄이 등을 돌리자, 홍준표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중진 의원들의 불만 또한 고조되는 모습이다. 지방선거가 80일도 채 남지 않은 급박한 상황에서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한국당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최근 한국당 지도부로부터 서울시장 출마 제안을 받은 김 전 교수는 이날 “(출마를 결심하기엔) 너무 늦었다”며 사실상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교수는 “내가 정치를 하려면 명분이 필요하고 명분을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데, 이제 그런 설명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며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당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 전 교수가 나설 경우 중도층의 표심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영입에 공을 들여왔지만, 김 전 교수가 끝내 손을 놓으면서 다시 쓴맛을 다시며 새 인물을 찾아 나서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한국당 안팎에서는 “이러다가 당의 의지와 상관없이 바른미래당과 선거 연대를 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당의 경우 영입을 제안하는 인사에게서 번번이 퇴짜를 맞고 있는 반면, 바른미래당은 안철수 영입인재위원장의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에서 영입하려는 인사 중 아직 의사를 확실히 밝히지 않은 황교안 전 총리가 있기는 하지만 황 전 총리 역시 출마에 부정적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홍 대표가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후보를 내세우지 못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자연히 내홍도 깊어지고 있다. 이날 한국당은 이례적으로 현역의원이 아닌 인사들도 참석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혀 확대원내대책회의를 열고 홍 대표와 반홍(反洪) 중진 의원들의 소통 무대를 연출했지만, 4선 이상 중진 의원 20명 가운데 참석자는 김무성ㆍ강길부ㆍ김재경ㆍ조경태 의원 단 4명에 그쳤다. 그간 당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 개최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6선의 이주영 의원은 “이런 방식은 당당한 회의 소집이 아니다”라며 “단순히 홍 대표가 참석하는 형태의 회의에는 앞으로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 의원과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반홍 중진의원들은 지난주에 이어 29일 따로 간담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 22일 1차 간담회에서 ▦당헌ㆍ당규에 맞춘 민주적 당 운영 ▦지지율 높이기 위한 대책 제시 ▦품격 없는 언행 자제 ▦지방선거 대비 인재영입 등 4가지를 홍 대표에게 요구했는데, 홍 대표로부터 아무런 언급이 없어 요구사항을 더욱 구체화해 압박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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