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팀이 선수 시절 각별한 친정
이상범(49) 원주 DB 감독과 김승기(46)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이 28일부터 챔피언결정전 진출 티켓을 놓고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맞붙는다. 서로에게 각별한 인연이 있는 상대팀이다.
먼저 이 감독은 KGC인삼공사의 프랜차이즈 출신이다. 전신인 SBS의 창단 멤버로 현역 생활을 했고, 지도자도 2005년 SBS에서 코치로 출발해 2008년 감독 자리까지 올랐다. 팀이 KT&G, KGC인삼공사로 바뀐 뒤에도 계속 지휘봉을 잡아 2011~12시즌엔 정규리그 2위로 챔피언결정전에서 동부(현 DB)를 꺾고, 정상까지 섰다. SBS 시절을 포함해 KGC인삼공사가 챔피언에 등극한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이 감독은 2014년 성적부진으로 친정팀과 결별하고 야인으로 있다가 이번 시즌 DB의 감독으로 발탁됐다.
이에 맞서는 김 감독에게는 반대로 원주가 친정과 다름 없는 곳이다. 1997~98시즌 삼성에서 시작해 TG삼보(현 동부)-모비스-동부를 거치며 9시즌을 뛰었는데 원주(1998~2003, 2005~2006)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특히 지난 2002~03시즌 TG삼보에서 선수로 첫 우승을 차지했고, 2007~08시즌에는 코치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다. 지난 시즌엔 KGC인삼공사의 감독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려 KBL리그 최초로 선수-코치-감독으로 모두 우승 반지를 낀 주인공이 됐다. 2006년 전창진 당시 동부 감독 밑에서 코치를 시작한 그는 2015~16 시즌 KGC인삼공사 감독에 올랐다. 전 감독을 따라 부산 KT에서 팀을 옮겨왔다가 승부조작 파문이 일어나면서 물려받게 된 자리다. 하지만 여러 악재를 딛고 팀을 정상에 올려 놓아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두 감독은 이제 ‘위업’을 위해 반드시 친정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감독은 ‘꼴찌 후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무색하게 하며 이제 정규리그ㆍ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이라는 화룡점정을 남겨 놓고 있다. 지난 시즌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일군 김 감독은 챔프전 2연패를 노린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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