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희/사진=KL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베테랑’ 지은희(32ㆍ한화큐셀)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IA 클래식(총상금 180만 달러)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홀인원 한 방이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지은희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ㆍ6,55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친 그는 공동 2위 크리스티 커(41)와 리젯 살라스(29ㆍ이상 미국)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 상금 27만 달러(약 2억9,000만 원)를 손에 쥐었다.
지은희는 한화큐셀골프단의 맏언니이자, 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 중 최고참이다.
그는 10년 전이었던 2008년 6월 웨그먼스 LPGA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정상에 우뚝 서며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이후 좀처럼 우승권에 들지 못했다. 당시 새롭게 교정한 스윙이 부진의 주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은 지났고 지은희는 어느덧 30대 초반에 들어섰다. 재기하기 힘들 것으로 보였지만, 지난해 10월 대만에서 열린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8년 3개월 만에 우승 축포를 터뜨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은희는 불과 5개월 만에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완벽한 부활’에 성공했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투어 통산 4승째를 수확했다.
3라운드까지만 해도 우승자는 예측하기 어려웠다. 지은희는 전날까지 김인경(30ㆍ한화큐셀), 살라스와 함께 11언더파 공동 선두로 각축전을 벌였다. 이날 13번홀(파4)을 돌 때까지도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졌다. 지은희는 커에 1타 차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14번홀(파3)이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7번 아이언을 잡은 지은희는 힘차게 티샷을 날렸고 공은 기적적으로 홀컵에 빨려 들어갔다. 그는 이 홀인원으로 순식간에 달아났다. 지은희는 커와 격차를 유지하며 끝내 2타 차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지은희는 경기 후 “동계훈련에서 스윙 교정을 열심히 한 것에 대해 보상을 받은 것 같다”며 “드라이버에 대해 자신감도 붙었지만 역시 퍼트가 중요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퍼트가 잘 이뤄져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목표도 확고해졌다. 지은희는 "세계랭킹 1위가 가장 큰 목표다. 또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 대회 우승 상금 외에 부상으로 기아자동차 세단 스팅어를 받았다. 홀인원 부상으로는 기아자동차 소렌토를 수령했다. '자동차 2대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 관해 지은희는 "잘 모르겠다"고 웃은 뒤 "홀인원이 8번째인데 부상으로 자동차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김인경은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이정은(30)은 12언더파 276타로 공동 7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여고생 신분으로 US여자오픈에 출전해 준우승을 거뒀던 최혜진(19ㆍ롯데)과 LPGA 슈퍼 루키 고진영(23ㆍ하이트진로)은 나란히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10위에 위치했다. 고진영은 올 시즌 출전한 5개 대회에서 우승 1회를 포함, ‘톱10’에 4차례나 드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여자골프는 올 시즌 총 6차례 대회에서 절반에 해당하는 3승을 기록하며 여전히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앞서 고진영은 ISP 한다 위민스 호주오픈에서, 박인비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우승을 쏘아 올렸다. 한국여자골프는 오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에서 펼쳐지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한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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