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가 25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해 “(비핵화) 협상을 최대한 천천히 굴려가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탄두 장착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최대한 벌고자 할 것이라는 경계심을 드러낸 것이다.
볼턴 내정자는 이날 뉴욕의 라디오채널 AM970 ‘더 캣츠 라운드테이블’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핵탄두들을 실제로 미국 내 표적까지 운반하도록 만드는 데 필요한 것들이 상당히 제한돼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그들이 지난 25년 동안 한결 같이 해 온 일”이라며 협상을 빨리 진행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보통의 경로는 그저 북한이 짠 각본에 놀아나는 몇 달 간의 준비과정이고, 이는 이전에도 많이 해 왔던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인가? 어떻게 북한에서 핵무기를 빼낼 것인가?”라고 물은 뒤, “이런 문제들과 관련해 이론상 논의가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 방안을 매우 구체적으로, 그에 더 빨리 도달할수록, 곧바로 본론에 들어갈수록 더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의 동기가 여기서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며 “그들은 버락 오바마와는 다른 대통령이 백악관에 있다는 걸 우려하고, 대통령이 이미 가한 압박도 걱정한다”고 말했다.
볼턴 내정자는 중국에 대한 ‘관세 패키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행정명령을 통해 최대 600억달러(약 65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도록 한 데 대해 그는 “어느 정도 충격 요법이 될 수 있다”며 “중국의 주의를 끌어 좋은 영향을 끼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너무 오랫동안 세계무역기구(WTO) 안에서의 위치를 활용해 왔다”며 “지적 재산권과 특허 정보, 저작권, 상표권, 기업 정보 등을 훔쳐 자기 것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볼턴 내정자는 중국의 이러한 모습을 ‘절도’라고 규정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지적 재산권 보호 존중, 자국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으로 외국인 투자를 차별하지 않는 것 등을 약속했다. 나는 중국이 한 합의를 지키라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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