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출산율 5년 연속 전국 1위
다른 지자체서 벤치마킹 붐
공공산후조리원 도내 첫 운영
셋째 출산 땐 건강관리 무료
20여가지 다양한 정책 펼쳐
출산, 보육의 메카로 육성 박차
주부 강금희(33ㆍ전남 해남군 해남읍)씨는 지난 6일 셋째 아이를 낳았다. 요즘같이 애 키우기 힘든 세상에서 강씨가 셋째를 낳겠다는 결심을 한 것은 해남군의 출산장려정책 덕분이다. 해남군은 신생아 출산시 첫째 300만원, 둘째 350만원, 셋째 600만원, 넷째 이상 720만원을 양육비로 지원한다. 셋째를 낳은 강씨는 양육비 600만원과 산모아기사랑택배, 출산맘 행복상자(임산부 영양식, 산모ㆍ어린이영양제, 아토피로션 등), 건강보험가입(월 3만원 5년 납입 10년 보장)등을 지원받았다. 강씨는“애기를 낳을 때마다 해남군에서 싱싱한 고기와 미역까지 지원하고 있어 감동했다”고 전했다.
현재 해남군의 인구는 7만3,600여명으로, 매년 700여명의 신생아가 탄생하고 있다. 2012년부터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수) 5년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농어촌 지역의 인구 감소는 어쩔 수 없는 추세이긴 하지만 인구감소 둔화폭도 타 지자체의 절반수준에 그친다는 것은 고무할 만한 일이다. 해남군의 이런 정책은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22일 충북 제천시와 경남 사천시, 충북 괴산군 등에서 공무원들이 방문했다.
해남군의 출산정책은 심각한 인구 감소로 자칫 마을이 소멸할 지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1970년대 인구 23만명이 넘던 해남군은 2000년(9만9,358명) 10만명이 붕괴된 이후 인구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런 추이를 조금이라도 늦춰보고자 군은 2008년 여직원 2명으로 출산정책계(팀)를 신설했다.
첫해 신생아 양육비 지원에 나선 군은 2011년 난임부부 시술비 국비 의료비지원 외 추가로 소요되는 의료실비와 교통비 등을 지원했다. 출산장려팀 직원도 7명으로 늘려 운영중이다.
단순히 경제적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군에서 직접 싱싱한 소고기와 미역을 구입하고 신생아 내의, 액자 등을 출산가정에 택배로 배송한다. 한학을 공부했던 지역 작명가가 재능기부를 통해 신생아 무료 이름 지어주기 등도 운영했다. 둘째 낳기를 꺼려하는 이유가 아빠의 무관심 때문이라는 설문조사를 토대로, 2013년부터 초등학교 자녀를 둔 아빠를 대상으로 ‘땅끝 아빠 캠프’제도도 운영중인데 만족도가 높다. 지난해부터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땅끝솔로탈출 여행도 운영하고 있다.
2015년 9월부터 전남 최초로 운영된 공공산후조리원은 전국모범사례가 됐다. 셋째 출산 산모는 신생아ㆍ산모 건강관리무료이용이 가능하며 지역 대형병원에 분만산부인과 설치해 임신에서 출산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주민교육과 사회단체간 업무협약, 태교음악 CD제작보급 등 20여건의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해남군은 이제 2030년을 목표로 중장기 출산정책수립에 나서고 있다. 28일 출산정책 미래설계를 위해 공무원, 민간단체 등 32명이 한자리에 모여 공동정책발굴을 논의한다. 군은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출산ㆍ보육의 메카로 육성하기 위한 보건복지 분야의 목표를 제시했다.
최성진 해남군수 권한대행은 “전국인구가 감소추세에서 해남의 사례는 중앙정부는 물론 해외까지 관심을 가질 정도로 성공적인 사례다”며“이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우리나라 출산정책 선도모델이 될 수 있도록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해남=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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