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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이보영-지성은 왜 힘든 역만 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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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이보영-지성은 왜 힘든 역만 하냐고?"

입력
2018.03.26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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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배우 이보영, 지성 앞에는 ‘대상 부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부부는 지난해 ‘귓속말’과 ‘피고인’으로 SBS 안방극장을 책임졌다. ‘2017 SBS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과 대상의 영예도 안았다. 이미 이보영은 2013년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너목들)로 대상을 차지했다. ‘귓속말’에 이어 최근 종영한 tvN ‘마더’로 또 하나의 인생작을 경신했다. 극중 학대받은 아이 윤복(허율)의 엄마가 되는 수진 역을 맡아 열연했다. 다들 “‘왜 이렇게 힘든 거만 골라서 하냐’고 하는데 연기하는게 재미있다”고 행복해했다. 남편은 큰 힘이 된다며 “배우끼리 결혼을 적극 추천한다”고 했다.

-‘마더’ 이후 모성애에 변화가 생겼나.

“달라진 점은 없다. ‘마더’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얘기였다.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수진이 윤복이를 아이로 보지 않고 친구처럼 얘기하는 점이 좋았다. 나도 그렇게 아이를 키우고 싶다. ‘더 좋은 엄마가 돼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지성과 역할 분담이 잘 되는 것 같다.

“의도해서 역할 분담하는 건 아니다. ‘피고인’과 ‘귓속말’ 촬영이 겹쳐서 두 달 동안은 딸을 친정엄마에게 맡겼다. 작품이 좋고 비슷한 시기에 있으면 양보하라고 할 수 없으니까. 엄마한테 정말 죄송하지만 아이를 봐달라고 한다. 오빠(지성)가 드라마(tvN ‘나의 와이프’) 찍기 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 지난주 혼자 여행 갔다왔다. 독박 육아했다(웃음).”

-남편이 옆에서 큰 힘이 될 텐데.

“주변에 배우들끼리 연애 및 결혼을 적극 추천한다. 우리 직업은 일반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극중 캐릭터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하지 않냐. ‘마더’ 끝나고도 오빠는 내가 한 달 가까이 힘들어할 걸 안다. OST만 들어도 눈물 나고 빠져 있을 때가 많은데, 일반 사람들은 그게 뭐 별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배우들은 캐릭터를 가슴에서 떠나 보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무래도 아이 때문에 집에서 대본 보는 것도 힘들다. 나 역시 작품 들어갈 때 혼자 여행을 떠난다. 우리 부부는 이런 걸 서로 이해해주는 게 자연스러운데 일반인들은 힘들 것 같다.”

-‘마더’를 본 지성의 반응은.

“수진과 실제 내 모습을 비교하진 않았다. 오빠가 ‘윤복이와 멜로네’라고 하더라. 엄마로서 모습을 비교하기보다 인간 대 인간으로 봐줬다. 오빠 스스로도 보면서 치유를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 다들 ‘난 나쁜 엄마인가?’ 고민하지 않냐. 그래서 많은 공감을 산 것 같다.”

-산후우울증은 없었나.

“호르몬 영향이 있더라. 아이를 보면 계속 눈물이 났다. 딸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을 때까지 내가 건강해야 되지 않냐. 옆에서 자는 오빠를 보면 ‘우리 가장도 건강해야 되는데’ 하면서 울곤 했다. 다큐멘터리 등에서 아픈 아이들을 보면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예전에 10 정도 울었으면 지금은 100을 운다. 오빠가 뉴스 보지 말라고 하더라.”

-엄마가 된 후 달라진 점은.

“아이를 낳고 논리적이지 않게 됐다(웃음). 조리도 없어지고 무슨 말 하려다가도 자주 까먹는다. 초반에 ‘아이가 내 에너지를 다 가져 갔구나’ ‘껍데기만 남은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남동생도 아빠가 됐는데 ‘내가 방금 왜이랬지?’ ‘무슨 말 하려고 했지?’ 하면 ‘누나 슬퍼’라고 하더라.”

-딸 지유가 엄마, 아빠가 배우인 줄 아나.

“엄마, 아빠가 TV에 나오는 걸 모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드라마가 나오는데 ‘엄마네!’ 하고 만다. 내가 일 한다는 걸 자꾸 인지 시켜줬는데, 엄마가 없으니까 아이가 화를 내더라. 영상통화해도 ‘안 보여 줄거야 흥!’하면서 얼굴을 돌리더라. 오빠 보고 현장에 데려오라고 해서 ‘지유야, 엄마 촬영 하는 거야’ ‘이렇게 밖에서 일하고 있으니까 이해해줘야 돼’라고 말했다. 다른 언니(허율)가 날 끌어안고 있고, 저 언니가 엄마라고 하니까 이상했는지 영상통화하면 ‘언니는?’이라고 묻더라. ‘왜 사람들이 날 쳐다보지?’라고 인지는 하는 것 같다.”

-‘대상 부부’ 타이틀에 대한 생각은.

“둘 다 결혼하고 나서 가족이 제일 소중해졌다. 물론 일도 중요하고, 연기하면서 얻는 행복감도 굉장히 크다. 일 안하고 아이만 봤으면 우울했을 거다. 다들 아이 낳고도 일해야 한다. 집안 일은 아무리 해도 표가 안 나서 스트레스가 크다. 일 하면서 ‘숨을 쉬고 살아있다’는 걸 느끼는 게 중요하지 않냐. 그래도 지유 낳고서는 둘 다 가족에 집중하는 편이다. 우리 부부가 셀럽은 아니지 않냐. 연기하는 게 재미있고, 많은 분들이 응원해줘서 행복하다. ‘우리 아이한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자’ ‘우리 때문에 아이가 힘들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심하면서 살자’는 마음이다.”

-차기작 계획은.

“‘왜 이보영, 지성은 힘든 거만 골라서 하냐’고 하더라. 내 나이대에 로코 등 밝은 작품은 많지 않다. 꽂히는 작품을 하는데, 또 좋은 작품을 만났으면 좋겠다. 아니면 또 딥한거 해야 되지 않겠냐(웃음). 진한 멜로? 난 못한다. 오글거려서 한 번도 멜로를 안 해봤다. 남자가 날 만지면 오글거려서 너무 힘들다. 내가 멜로 연기를 하면 되게 딱딱하고, 사랑에 안 빠질 것 같다. ‘너목들’ ‘내 딸 서영이’처럼 다른 서사가 있으면서 러브라인이 있는 건 괜찮다. 멜로는 정말 자신이 없다.”

사진=다니엘에스떼 제공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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