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엔, 카카오M으로 사명 바꿔
M으로 종합 ‘미디어’ 기업 강조
CJ E&M-오쇼핑 합병 순조로워
영상 콘텐츠-유통사업 시너지
전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올해 자체 제작 콘텐츠에 투자하기로 한 금액은 80억달러다. 전통적인 미디어 업체뿐 아니라 아마존, 애플도 각각 45억달러, 10억달러를 콘텐츠 제작에 쓰기로 했다. 디즈니가 524억달러를 쏟아 21세기 폭스를 인수하는 것도 복합 미디어 그룹으로의 전환이 필수가 됐다는 점을 시사한다.
25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콘텐츠 시장 규모는 2조2,990억달러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음악 영화 방송 애니메이션 등 미디어 콘텐츠 시장은 6,150억달러(약 663조원)로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이에 종합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국내 기업들도 재빠르게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고 있는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3일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카카오M’으로 변경했다. 2008년 서울음반에서 로엔으로 간판을 바꿔 단 지 10년 만에 새 이름을 내걸었다. 새 CI(Corporate Identity)에서 알파벳 M을 강조했는데, 이는 멜론(Melon)과 음악(Music) 영상(Media)의 첫 알파벳을 딴 것으로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강점인 음악 사업에 더해 영상 부문을 강화, 한류 콘텐츠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최근엔 모바일 전용 영상 제작사와 드라마 제작사를 설립했는데, 올해 방영 목표인 TV드라마가 4편이다. 모회사인 카카오가 보유한 웹툰 등 지적재산권(IP)과 아이유, 이광수 등 기존 로엔의 매니지먼트 사업도 탄탄해 고객 층을 세계로 확대할 수 있을 걸로 보고 있다.
또 다른 대표 콘텐츠 기업 CJ E&M은 지난 1월 CJ오쇼핑과의 합병을 발표했다. 오는 6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8월 1일 합병이 완료될 예정이다. CJ오쇼핑의 커머스 역량과 CJ E&M의 미디어 제작 능력을 결합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 유통으로 사업을 시작해 미디어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CJ그룹은 아마존을 연상시킨다. 미디어와 커머스 융복합 시대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주목 받고 있다.
CJ오쇼핑의 경우 지난해부터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관련 상품을 주문하는 채널을 만들어 신규 시장 개척 가능성을 보여줬다. CJ E&M이 TV 모바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확보한 이용자 시청 데이터까지 결합하면 개인 취향에 맞는 콘텐츠와 상품을 함께 판매할 수 있다는 게 CJ그룹의 설명이다.
카카오M 관계자는 “최근 국내 콘텐츠 기업들이 기존 사업 체계를 점검하는 건, 콘텐츠를 활용한 어떤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지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이라며 “올해는 미디어 플랫폼 시장 선점의 원년이 될 것이며, 그 근간인 콘텐츠 사업 역량과 경쟁력 있는 사업 모델 창출이 성패를 결정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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