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열풍은 50세 이상이 주도”
저금리 기조 속에서 중장년층 이상이 주택을 사들이면서 부동산 열풍을 만들어냈지만, 앞으로는 저출산과 금리인상 탓에 주택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주택을 내다팔려 해도 사줄 사람이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5일 ‘우리나라 인구구조 및 경제 환경 변화의 주택 시장에 대한 영향’ 보고서에서 이 같이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2016년 사이 전체 주택담보대출에서 5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37%에서 46%로 늘었다. 반면 30대 비중은 33%에서 19%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율은 50세 이상 차주의 경우 129%에 달했고 30대 차주는 50%에 그쳤다.
50세 이상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한 것은 생활비 충당이나 사업 목적보다는 주택수요 증가가 반영된 영향이 크다. 박춘성 연구위원은 “해당 데이터를 보면 50세 이상 차주의 소득은 꾸준히 증가했고 자영업자 그룹보다 급여소득자 그룹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높았다”며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 이후를 대비한 자산 축적 욕구가 생기면서 실물자산인 주택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저금리로 주택 구매를 위한 자금조달 비용이 줄었고, 금융자산 수익률보다 상대적으로 주택 임대수익률이 높아진 것도 주택 수요 증가의 원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문제는 이 같은 주택 수요를 대체할 다음 세대의 수요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출산율 하락은 가장 큰 문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처음으로 40만명 아래로 추락했고 합계출산율(15~49세 여성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 수)은 역대 최저치인 1.05명을 기록했다. 50대 후반이 가장 많은 항아리형 인구 구조 또한 주택 수요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보고서는 “최근 고령층의 주택수요가 과거보다, 그리고 다른 연령대보다 더 크게 증가했는데 향후 이들의 주택 수요를 받쳐줄 다음 세대 수요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 상승 가능성이 커진 것도 악재다. 글로벌 금리를 선도하는 미국은 견고한 경제성장 추세와 맞물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횟수가 올해 4회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우리나라 금리도 이에 맞춰 상승한다면, 주택 자금조달 비용이 비싸지고 자산 구성에서도 주택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고 금리 인상에 따른 잠재 위험을 관리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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