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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정치인들, 호찌민 본받으면 부패 없을 것”

입력
2018.03.23 17: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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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주석 묘에 헌화ㆍ살던 곳 찾아

미래협력 다짐하며 이틀째 행보

꽝 주석 “무술년 첫 외국 국빈”

문 대통령 “베트남은 중요” 화답

베트남을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호찌민 전 국가주석 거소를 방문,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하노이=뉴시스
베트남을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호찌민 전 국가주석 거소를 방문,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하노이=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베트남 국빈 방문 이틀째인 23일 양국이 얽힌 과거사에 유감을 표시하는 동시에 미래협력을 다짐하며 다양한 정상외교 활동을 펼쳤다. 베트남 국부로 추앙 받는 호찌민 주석 묘에 헌화하고, 호 주석이 죽기 전까지 살던 거소(居所)를 쩐 다이 꽝 국가주석과 함께 찾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정을 하노이 시내 호 주석 묘소 헌화로 시작했다. 이어 주석궁에서 열린 국빈 방문 공식 환영식과 정상회담에 참석했다. 꽝 주석은 “베트남의 무술년 첫 외국 국빈”이라는 말로 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 의미를 부여했다. 베트남에서는 음력설 뗏(Tet) 기준 새해 첫 손님이 그 해의 운을 결정한다고 믿을 정도로 첫 손님을 중시한다. 한국 정상을 첫 국빈으로 모실 정도로 양국 관계를 중시한 것이라는 설명도 나온다. 문 대통령도 회담에서 “올해 첫 번째 순방국으로 베트남을 (지난해 11월에 이어) 다시 방문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국 역시 베트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이어 응웬 푸 쫑 공산당 서기장 면담 일정을 마친 뒤 양국 정상은 다시 호 주석 거소에서 만났다. 1958년 완성된 2층 목조건물인 거소는 호 주석의 검소함과 도덕성을 상징하는 곳이다. 꽝 주석은 “베트남 전체 국민들에겐 호 주석의 도덕과 생활모습 따라 배우기 운동이 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 세상 정치인들이 호 주석의 정신을 본받는다면 부패라는 것이 없어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국민과 함께 살고, 함께 먹고, 함께 일한 호찌민 주석님의 애민정신을 마음 깊이 새깁니다’라고 적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베트남전쟁 관련 양국 과거를 ‘불행한 역사’라고 표현하며 유감의 뜻을 표했다.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쟁 관련 고통을 언급하며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고,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마음의 빚이 있다”고 했던 발언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감이라는 표현이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이 한 ‘마음의 빚’ 표현에서 진전된 것은 아니고, 공식 사과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등 다른 참전국 입장이나 베트남 정부의 전쟁 평가 관련 조심스러운 태도를 고려해야 하는 한국 정부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거듭된 과거사 유감 표명을 양국 관계 진전으로 이어가자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베트남전 최대 격전지였던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지뢰 및 불발탄 제거, 병원 운영, 학교 건립 등 협력 확대 방안을 제기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노이=정상원 기자ㆍ정민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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