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23일 “서해에서 우리는 단 한 뼘의 바다도 내놓지 않았고 앞으로도 내놓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된 3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 “서해는 북한의 끊임없는 위협 앞에 놓여있다. 그래도 우리 장병들이 생명을 걸고 지켜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서해 북방한계선 남북의 수역은 남북 교류 협력과 민족 공동번영의 보고가 될 수 있는 곳”이라며 “그렇게 되도록 우리는 서해를 굳건히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는 무력충돌도, 이렇게 통절한 희생도 없는 평화의 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희망만으로 국가안보를 느슨하게 할 수는 없다. 확실한 안보 없이 평화도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을 정부는 알고 있다”고 이 총리는 강조했다.
서해 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사건, 연평도 포격 도발 등 북한의 3대 서해 도발을 잊지 말자는 취지로 2016년 제정됐다. 이 총리의 이날 기념사는 최근 남북 간 완연해진 화해 분위기에 비해 강경하다. 한반도 대화 국면 속에서도 안보 챙기기에 소홀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기념식에는 해외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 대신 이 총리가 참석했으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등이 자리했다. 특히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도 처음으로 행사에 참석했으며, 전사자 유가족과 시민과 학생 등 7,000여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전사자 55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는 ‘롤 콜’ 행사에 이어 헌화와 분향, 기념공연 순서로 진행됐다. 전사자 이름이 불릴 때 유족들은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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