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내가 집에서 논다고 말했다
최윤아 지음
마음의숲 발행ㆍ240쪽ㆍ1만3,000원
노동시장에서 기혼여성이 차별 받는 수많은 이유 중 하나는 ‘플랜B’의 존재다. 수 틀리면 사표 내고 살림하면 그뿐 아니냐는 편견이 있다. 여성들은 그 소리 안 듣기 위해서라도 성실히 회사를 다닌다. 회사가 정말 그렇게 안간힘을 다 짜내 다녀야 할 만큼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다. 이 또한 기혼남성 입장에서는 플랜B가 있는 자들의 배부른 소리라 여기곤 한다. 누구는 생각 없고, 누구는 감정 없어서 묵묵히 회사 다니는 줄 아느냐고 생각한다. 책은 워킹우먼에서 전업주부로 변신한, 그래서 남편과의 대등한 위치에서 집안일 뿐 아니라 업무적인 이야기도 주고받던 ‘플레이어’에서, ‘여보 힘내세요’를 외쳐야 하는 ‘치어리더’로 변한 한 여성의 기록이다. 속 시원할 줄 알았다. 이제 편안할 줄 알았다. 그러나 전업주부에겐 전업주부만의 또 다른 세계가 있었다. 시댁, 남편과 관계도 변하고, 여성들조차 자기에게 ‘일하지 않는 여성’이라 딱지 붙인다. 그 경험을 솔직히 밝혔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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