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비서실장 특사 의혹 등
야당으로서 체질 잡은 데 보람
원활한 국회 위해 협조도 할 것”
“제 1야당으로서 신뢰와 지지를 회복하는 게 꿈이고 바람이다.”
늘 스스로를 ‘엄동설한에 버려진 들개’라 일컫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2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여파로 9년 만에 여당 지위를 내준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원내 사령탑에 오른 그는 “야당으로의 체질 개선”을 취임 일성으로 밝혔다. 이후 100일 간 특유의 야성으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특사 방문 관련 의혹을 집요하게 제기했고,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남을 막으려 1박2일간 거리로 나서기도 했다.
그는 원내대표로서 그간의 성과에 대해 “동료 의원들이 힘들어할 정도로 많은 현장에서 국민과 함께 하고자 했는데, 그 덕분에 야당으로서 체질을 다잡아간 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으로부터 미운털 박힌 야당이라는 점이 가장 힘들다”고도 털어놨다.
특히 홍준표 대표의 거친 언사가 당 이미지 악화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이런 비판을 수용해 김 원내대표는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 준표가 달라졌어요’ 프로젝트를 실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권자와 홍 대표가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주고받는 이른바 ‘준표 때리기 토크쇼’를 열어, 홍 대표를 향한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내겠다는 의도다. 김 원내대표는 “홍 대표의 솔직담백하고 직설적인 면을 좋아하는 지지자가 있는 반면 정제된 모습을 요구하는 이들도 있다”고 진단하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당이 더 친숙하고 사랑 받는 제1야당이 되도록 당의 이미지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여당과 협조에도 힘 쓰겠다고 약속했다. 김 원내대표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좋은 친구이고 동반자이며, 사회적 이슈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도 상당히 많다”면서 “각자 놓인 위치 때문에 국회 의사일정이나 법안 등에서 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앞으로는 양보와 타협을 통해 원만한 국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제는 ‘들개 조련사’로서 정치 신인을 들개로 키우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배현진 전 MBC 앵커가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에 임명됐는데, 그를 조련시켜서 반드시 지방선거에서 당선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