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반홍(反洪) 중진 의원들이 홍준표 대표의 당 운영 방식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홍 대표에게 당 쇄신을 위한 요구사항을 내걸었다. 홍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반발 강도를 끌어 올릴 기세다.
이주영(6선) 나경원(이하 4선) 유기준 정우택 의원 등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진의원 간담회를 갖고 홍 대표 체제의 문제점을 집중 성토했다. 정우택 의원은 “홍 대표의 안하무인격인 당 운영 행태 때문에 당심과 민심이 당을 떠나서 돌아오지 않고 있다”면서 “가장 큰 원인은 끊임없는 당 분열과 갈등 일으키는 (홍 대표의) 리더십과 품격 없는 언행”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인재영입위원장인 홍 대표가 호불호에 따라 사람을 선정해서는 안 되고 천하의 인재를 못 구하면 본인 스스로 나갈 수 있다는 결기를 보여줄 때”라고 홍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재차 촉구했다.
이주영 의원도 “홍 대표가 당 운영에 대해서 너무 독선ㆍ독주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히려 당의 갈등이 증폭되고 분열을 야기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우려가 크다”면서 “국민과 당원 인내도 한계에 이른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크다”고 가세했다.
전날 있었던 홍 대표의 ‘연탄가스’ 발언도 논란거리였다. 유기준 의원이 충북 청주가 지역구인 정우택 의원에게 ‘청주에서 와서 빨리 오셨나’라고 묻자 “청주까지 연탄가스 냄새가 나서”라며 “바퀴벌레는 연탄가스에 죽나. 에프킬라에만 죽나”라고 답했다. 전날 페이스북에서 중진 의원들을 겨냥해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와 당을 흔드는 것은 이제 용납하지 않겠다”던 홍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중진들은 이날 간담회 이후 ▦당헌ㆍ당규에 맞춘 민주적 당 운영 ▦지지율 높이기 위한 대책 제시 ▦품격 없는 언행 자제 ▦지방선거 대비 인재영입 등 4가지 요구사항을 홍 대표에게 제시했다. 이들은 홍 대표의 책임 있는 응답이 없을 경우, 29일 예정된 2차 감담회에서 논의를 더욱 구체화시킬 예정이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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